최종편집 : 2021-05-12 23:39 (수)
화제의 ‘NFT’ 파헤치기
상태바
화제의 ‘NFT’ 파헤치기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4.09 1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2021/BEEPLER), ⓒREUTERS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2021/BEEPLER), ⓒREUTERS

[프롤로그=이민정] 지난달 10일 불과 24x24, 8비트의 픽셀 이미지인 디지털 예술 작품이 750만 달러(한화 약 85억 원)에 낙찰되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팔린 작품은 ‘크립토펑크(CryptoPunks)’라고 불리는 1만여 개의 작품군 중 한 작품으로, 파이프를 피우는 외계인 캐릭터이다. 디지털 작품이므로 실체는 없다. 낙찰자가 80억 원을 들여 입수한 것은 즉, 작품의 소유권을 나타내는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증명서이다. 

이어 그 다음날인 3월 11일에도 다른 디지털 아트가 6,930만 달러(한화 약 776억 원)에 낙찰됐다.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이 만든 ‘매일 : 첫 500일(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기존 작품 5,000점을 콜라주한 작품이다. 이 작품도 실체는 존재하지 않으며, 소유권만이 NFT의 형태로 거래됐다. 

NFT는 예술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비단 예술 작품만 거래되고 있는 건 아니다. 미국 농구협회(NBA)와 콜라보를 통해 유명 농구 선수의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부터 크립토키티(Cryto Kitties)라고 불리는 블록체인 기반의 고양이 육성·교환 게임 내 가상의 고양이, 트위터(Twitter) 창업자의 첫 트윗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유권이 NFT라는 디지털 자산을 통해 경매에 부쳐지면서 놀라운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NFT를 통한 고액 거래가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러한 디지털 거래는 NFT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성립되기 어려웠다. 거래 대상은 디지털 아이템뿐이며, 쉽게 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외계인 픽셀 아트는 인터넷상에 공개되었으며,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그 때문에 누구도 85억 원이라는 값에 낙찰될 것이라고 쉽사리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NFT는 이 세상에 하나뿐인 ‘소유권’을 사고팔 수 있게 함으로써 전 세계 자산가들 사이에서 경쟁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 ‘NFT’ 디지털 자산이란

복제가 용이한 디지털 공간의 아이템에 대해 NFT는 ‘토큰을 가진 사람만이 진짜를 소유한 사람으로 간주한다’는 개념을 들여와 유일무이한 부가가치를 낳았다. NFT는 디지털로 보증된 소유권 증명서인 셈이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발행할 수있다. 

작품의 소유권을 팔고 싶은 아티스트는 마켓플레이스(NFT의 온라인 거래소)를 방문해 NFT를 주조(발행)한다. 주조한 NFT가 경매에서 낙찰되면 NFT는 구매자에게 양도되며, 아티스트는 가상화폐 형태로 대가를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저작권은 양도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아티스트는 작품을 계속 전시하거나 같은 작품의 복사본을 판매해도 문제가 없다. 

따라서 구매자는 계속해서 누구나 열람 가능한 작품에 큰돈을 지불한 셈이 된다. 그러나 소유권을 나타내는 NFT는 세계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여기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NFT의 양도 이력은 블록체인 기술로 관리되어 구조상 재양도는 가능하지만, 복제는 불가능하다. 이 같은 NFT의 성질이 투자대상으로서의 가치를 가져왔다. 

한편, 한화 약 776억 원에 팔린 ‘매일 : 첫 500일’의 낙찰자는 수수께끼에 싸여 있었으나, 나중에 세계 최대규모의 NFT 펀드의 공동 창설자에 의한 낙찰이었음이 밝혀졌다.

◆ 논펀지블(Non-Fungible, 대체 불가능)이란 

논펀지블이란 무엇일까. 블록체인이 취급하는 것은 펀지블한(즉, 대신할 수 있는, 대체 가능한)것과 논펀지블한(대신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것이 있다. 

펀지블한 것의 대표적인 예로 ‘화폐’가 있다. 예를 들어서 현실 세계에서 당신이 100원을 쥐고 있다가 갑자기 다른사람과 그 100원을 교환해도 특별히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100원의 가치는 그대로 100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금은 펀지블(대체 가능)한 성질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도 기본적으로 펀지블하다. 

반면에 NFT가 취급하는 것은 그 명칭대로 논펀지블(대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아트를 구입해도 다른 작품과 무작위로 교환되는 등의 일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이 밖에도 특정 선수의 트레이딩 카드나 지정 좌석으로 예약된 콘서트 티켓, 게임 내에서 육성한 캐릭터 등도 논펀지블하다. NFT는 이러한 대체 불가능한 아이템의 소유권을 주로 대상으로 한다.  

◆ 높아지는 NFT의 위험성

이처럼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한 NFT이지만, 이와 동시에 위험성도 지적되고 있다. 과열되는 NFT의 인기가 일시적인 유행이거나 투기 거품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 CNN 등은 “이들(NFT)이 큰 문제를 안고 있으며, 터지기를 기다리는 거품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뢰성을 역이용한 행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 NPR은 뱅크시의 작풍과 비슷한 작품의NFT가 90만 달러(한화 약 10억 원)에 낙찰됐지만, 그 후에 가짜 작품으로 판명나서 논란이 됐다고 보도했다. 아무리 NFT가 견고한 기술로 지켜지고 있어도, NFT의 발행자가 아티스트와 무관해지면 그 가치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예술의 탈취 피해도 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한 아티스트는 트위터상에서 공개한 자신의 동영상이 도용되어 작품의 소유권이 제삼자에게 무단으로 판매 당했다. 거래소에 따라 NFT가 발행될 때 제작과정의 동영상 업로드를 요청하는 등 확인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일을 막는 완벽한 방법은 아니다. 

또 다른 위험으로는 고액의 NFT를 구입했다고 해도 몇 년 후에는 그 기능을 다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NFT는 작품 자체가 포함되지 않고, 작품이 공개되고 있는 웹페이지 링크만이 적히게 된다. 웹페이지 링크가 끊길 경우 구입한 NFT가 링크 끊김 상태가 되어 버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NFT를 갖고 있다고 해도 무엇에 대한 소유권이었는지를 증명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NFT는 인터넷상에서 데이터를 분산 보관하는 IPFS라는 해결책을 도입하고 있지만, 미국 IT 전문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링크 끊김 현상이 발생한 사례를 여러번 확인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서 NFT는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전력을 소비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FT의 기본인 블록체인 시스템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소비 전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여러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NFT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더 커져서 그 용도를 보다 넓혀 가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재는 디지털 데이터를 주요 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향후 부동산 소유권 등 현실 세계의 물건 거래로의 응용도 계획하고 있다. NFT가 한 철 유행을 넘어서는 활약을 보일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