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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알레르기, ‘면역 요법’으로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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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알레르기, ‘면역 요법’으로 극복할 수 있다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3.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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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Tom Hermans on Unsplash
ⓒPhoto by Tom Hermans on Unsplash

[프롤로그=이민정] 모든 음식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다. 음식 알레르기는 이를 삼켰을 때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식품에 있는 일부 단백질에 반응하여 무해한 특정 음식을 체내에 유해한 것으로 판단하여 일어난다.

알레르기가 일어나면 주로 빨갛고 부풀어 오르는 두드러기, 입술과 입 주변의 부종, 가려움, 오심, 구토, 설사, 복통이 나타나며 콧물, 눈물, 눈의 가려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더 심할 경우에는 호흡 곤란, 가슴의 압박감, 숨 막힘, 저혈압, 현기증, 의식 소실 등 몸의 여러 기관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치명적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항원-항체 면역 반응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반응) 쇼크를 초래할 수도 있다.

◇ 음식 알레르기 치료법 ‘알레르겐 회피(Allergen Avoidance)’

음식 알레르기의 약 90%는 달걀, 우유, 밀, 콩, 땅콩, 밤, 생선, 조개에 의해 나타난다. 따라서 이를 피하고자 특히 어린 아이에게 땅콩이나 밀, 우유 등 알레르기를 일으킬 만한 음식을 주지 않는 ‘알레르긴 회피(Allergen Avoidance)’ 방법이 약 반세기 동안 전 세계에 공유돼 왔다. 

하지만 그 후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레르겐 회피’가 반대로 음식 알레르기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 같은 사실은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지되고 있었다. 2010년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알레르겐 회피에는 근거가 없고 음식 알레르기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고, 또 2012년 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CAAI)도 ‘알레르겐 회피는 시대에 뒤떨어진 방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겐을 굳이 섭취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지금도 ‘알레르겐 회피’는 알레르기 대책·치료법으로서 뿌리 깊게 퍼져 있다. 

◇ 면역 요법으로 재부팅

왜 ‘알레르겐 회피’가 의도와는 반대로 음식 알레르기를 늘리는 걸까. 그것은 아직 취약한 유아기 시절의 면역 체계에 음식이라는 이물질이 무해하다는 것을 빨리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생후 일찍부터 많은 알레르겐에 접하게 함으로써, 다양한 단백질을 ‘알레르겐’이 아닌 ‘음식’으로 간주하게 하는 면역 시스템을 만들 수가 있다. 이를 통해 음식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다.

이같은 '면역 요법'은 유아뿐만 아니라 이미 음식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성인에게도 전세를 역전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음식을 극히 소량씩 섭취하는 것으로 그것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도록 면역 시스템을 재훈련하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몸을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이러한 면역 요법에 대해 세계 최초로 임상 시험을 시행한 곳이 스탠퍼드 대학 알레르기 천식 연구센터팀이다. 알레르기 천식 예방과 치료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카리 나도(Kari C. Nadeau) 박사가 이끄는 스탠퍼드 대학 알레르기 천식 연구센터팀은 세계 최첨단 알레르기 연구를 시행해왔다. 참고로 해당 연구소는 중증 알레르기에 괴로워한 경험이 있는 냅스터(Napster)의 창업자이자 페이스북(Facebook)의 초대 CEO를 역임한 숀 파커의 기부로 설립되어, 정식 명칭도 ‘스탠퍼드 대학 숀 N. 파커 알레르기 천식 연구센터(Sean N. Parker Center for Allergy & Asthma Research at Stanford University)’이다. 

나도 박사는 미국 내에서도 음식 알레르기를 치료할 수 있는 연구 기관이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환자가 비행기로 통원하기도 해서 치료비 외에도 환자의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알레르기 반응은 개인차가 커서 때로는 생사와 연관되는 경우도 많아 의료진 간의 연계와 세심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환자와 가족은 장기간 인내 등 정신적인 부담도 심하기 때문에 치료의 지속조차도 연구 개발 과제 중 하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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