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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사고 ‘제로’, 오슬로에 숨겨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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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사고 ‘제로’, 오슬로에 숨겨진 비밀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3.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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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Oliver Cole on Unsplash
ⓒPhoto by Oliver Cole on Unsplash

[프롤로그=이민정] 지난달 2일 미국 IT 전문매체 와이어드(WIRED)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보행자와 사이클리스트(Cyclist, 자전거를 타는 사람) 사망자 수 ‘제로’를 기록했다. 물론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도 운전자가 펜스에 들이받아 사망한 경우 1건에 불과하다. 

이는 엄청난 기록이다. 가까운 예로 영국 런던의 같은 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보행자 사고 73명, 사이클리스트 6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뉴욕의 경우 218명이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었으며, 그중에서 보행자 사고는 121명, 사이클리스트는 2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2019년에 246명이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었고, 그중에서 보행자 사고는 144명이다.

◆ 脫 자동차 가속하는 오슬로

이번 오슬로의 위업은 교통사고로 인한 사고의 근절을 목표로 하는 해당 시의 캠페인 ‘비전 제로’가 앞으로 한 걸음으로 실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달성에 불가결한 것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수를 큰 폭으로 줄이는 것이다. 

지금까지 오슬로는 도심 길가에 마련된 주차 공간 1,000곳을 없애고, 시민에게 편리한 공공 교통기관을 이용하도록 촉진해 왔다. 아울러 자전거 도로와 보도를 증설하고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에는 자동차 진입을 금지했다. 대표적인 예로 초등학교 주변에 설치된 ‘하트존’ 등이 해당한다. 

오슬로 교통국에서 자전거 부문 책임자를 맡은 루나 요스는 “도시의 보행자화를 위한 노력은 새로운 정책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급속하게 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노르웨이의 각 도시에서는 자동차 사고가 심각했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그 체제를 재설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가게나 부동산에도 장점

이러한 오슬로의 노력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도시의 보행자화는 지역산업을 저해한다는 등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이번 오슬로의 성공에 의해 도시의 보행자화가 시민의 목숨을 구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도 플러스가 된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수가 줄어들자 놀랍게도 도심을 방문하는 사람 수가 10% 늘어났다.

이를 두고 요스 교통국 책임자는 “도심부에 사람이 모이게 되면서 다양한 톱브랜드가 자동차가 달리지 않는 거리에 출점하고 싶어 하게 됐다”며 “이것으로 알 수 있는 점은 소비자는 이러한 거리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점과 자동차로 왔을 때와 동일하게 지금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여기에 교통량이 줄어들면서 대기오염 레벨이 줄어든 덕에 인근 주택 부동산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오슬로 도시개발 담당 한나 마크센 부시장은 “예전 같으면 주말이면 너나 할 것 없이 가족과 함께 오슬로를 탈출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사람들이 도심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쇼핑이나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위한 장소로써 도심을 활용하게 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 자동차가 필요없는 도시로

한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오슬로 이외의 도시에서도 이 같은 프로젝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독일의 퀄른과 캐나다의 캘거리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보행자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기위해 도시의 광범위한 지역을 자동차 진입 금지로 정했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는 일요일 한정이던 ‘자동차 없는 일요일(Car Free Sunday)’을 다른 모든 요일로 확대했다. 또 프랑스 안느 이달고 파리 시장은 시를 상징하는 리볼리 거리에 일반 차량 진입을 금지했다. 그녀는 팬데믹 사태 종료 후 자동차가 판치는 파리로 되돌아가는 것에 대해 ‘불가능’라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밀로노에서도 35km에 이르는 시내 도로에 보행자·사이클리스트 전용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높은 확률로 앞으로는 어떤 도시에서든 보행자용으로 지정되는 공간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동차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이동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자동차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향후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 공공 교통기관의 확충 등 대책을 병행하면서 보행자용 공간을 확대하는 길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이 같은 도시의 재편성을 두고 뉴욕시 교통국의 재닛 사디크 칸 전 국장은 “도로 오퍼레이션 코드(Operation Cord, 작동코드)의 변경”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녀는 “우리는 지금 기로에 서있다”면서 “앞으로 가장 스마트한 도시는 가장 스마트한 테크놀로지를 가진 도시가 아니다. 애초부터 자동차 등이 필요로 하지 않는 도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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