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1-05-12 23:39 (수)
‘고래의 노래’ 지각구조 조사·지진 연구에 활용된다
상태바
‘고래의 노래’ 지각구조 조사·지진 연구에 활용된다
  • 최미우 기자
  • 승인 2021.02.26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hoto by Emma Li on Pexels
ⓒPhoto by Emma Li on Pexels

[프롤로그=최미우] 극지 등을 제외하고 전 세계 바다에서 서식하는 긴수염고래는 지구상의 동물 가운데 가장 큰 종이다. 긴수염고래는 바닷속을 이동하면서 저주파로 우는데, 이때 이 울음소리는 광범위하게 전달된다. 

최근 긴수염고래의 이 ‘노랫소리’가 해저 밑 지각구조 조사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PoC) 성과가 지난 12일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됐다. 

◆ 해저 속 깊이 전달되는 ‘고래의 노랫소리’

ⓒScience 2021
ⓒScience 2021

일반적으로 해저 아래의 지각구조 조사는 해상 선박에서 공기총을 통해 인공적인 음파를 발진해 음파가 지각을 통해 전파되어 해저에 설치된 해저 지진계(OBS)로 되돌아올 때까지의 속도를 측정한다. 해저화 지각 조사에서는 지진이나 쓰나미로 이어지는 지진단층을 조사한다.

그러나 이때 공기총을 사용하는 기존의 조사 방법이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드는 데다, 또 공기총의 총격음이 고래와 돌고래 등 해양 포유류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미국 오리건주립대(OSU) 연구팀은 오리건주 태평양 연안 블랑코 곶에서 약 100마일(약 161km) 떨어진 블랑코 트랜스폼 단층을 따라 해저 지진계 54개를 설치하고 지진을 조사 관측하던 중 참고래들이 울 때마다 해저 지진계에 강한 신호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닷속을 울리는 긴수염고래의 노래는 대형 선박과 같은 수준의 굉음으로, 해저 지진계에 기록된 것 중에는 10시간 이상 지속된 것도 있었다. 

고래의 노랫소리는 해면과 해저 사이에 반사되어 그 에너지의 일부가 지진파로 해저에 전해진다. 이 지진파는 해양지각을 통과하여 해저 퇴적물이나 그 아래 현무암층, 더욱 아래에 있는 반암질 하부지각에서 반사되거나 굴절한다. 

◆ 지금까지 조사하기 어려웠던 해역에서도 해양지각 조사에 활용 가능 기대 높아져

연구팀은 3곳의 해저 지진계로 기록한 총 6회분의 고래 노랫소리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고래의 위치를 특정하고 고래의 노래에서 나오는 진동을 이용해 지각층을 도표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 고래의 노래 뒤에 나타나는 신호를 토대로 산출한 값과 다른 조사 기법에 의한 값이 일치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시점에서 고래의 노래는 기존 조사 방법보다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해양 포유류에 해(害)가 적고, 기존 조사 방법을 채택하기 어려운 해역에서도 해양지각 조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연구팀은 기계학습(ML)을 이용해 고래 노래의 특정과 주변 도표화를 자동화하는 등 추가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