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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으로 그리는 지속가능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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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으로 그리는 지속가능한 세상
  • 이성주 기자
  • 승인 2021.07.13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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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똥' 먹고 자란 곤충을 가축의 사료로
ⓒPhoto by Jakob Cotton on Unsplash
ⓒPhoto by Jakob Cotton on Unsplash

[프롤로그=이성주] 가축의 배설물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년에는 연간 37억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가축에서 나오는 대량의 배설물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 '영양분'으로서의 가치에 주목한 연구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연구는 가축의 똥을 먹이로 하는 곤충을 키우고, 다시 그 곤충을 가축의 사료로 사용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 새로운 '업사이클링(Upcycling)’에는 여러 가지 큰 장점이 숨어있다.

그동안 가축 배설물은 주로 농작물의 비료로 사용되는데 그쳤다. 그러나 축산업이 발달한 네덜란드나 이탈리아 북부 등에서는 경작 가능한 땅이 거의 없기 때문에 농작물의 비료로 가축의 배설물을 사용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비료로 배설물을 필요로 하는 지역으로 운반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운반 비용과 탄소 배출량이 문제가 됐다.

◇ 배설물에 담겨진 영양소

이에 동물 사료에 쓰이는 곤충을 가축의 배설물로 양식하는 방법이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가축의 배설물을 곤충으로 해결하면서 동시에 그렇게 양식한 곤충을 가축의 사료로 다시 활용한다면 일거양득일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미 이런 방법은 자연 속에서 순환작용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자연 상태에서 곤충은 동물의 배설물을 먹고 자라나는 경우가 많다. 또 그것이 가능한 까닭은 가축을 포함한 동물은 먹이 속에 포함된 에너지와 영양소의 약 60%밖에 사용하지 않으며, 나머지를 배설하기 때문이다. 즉, 동물의 배설물에는 40%의 영양소가 담겨져 있는 셈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회사는 2009년부터 미국 동애등애유충(피닉스 웜, Phoenix Worm)을 남아공에서 양식하고 있다. 미국 동대등애유충은 가축의 사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종이다.

◇ 상용화까지의 먼 거리

ⓒPhoto by Robert Gunnarsson on Unsplash
ⓒPhoto by Robert Gunnarsson on Unsplash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방법이 상용화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곤충의 수를 늘리는 것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양식한 곤충을 가축의 사료로 쓰기 위해서는 해당 곤충에서 생산되는 '결과물'이 중요해진다.

곤충을 양식하면서 생산되는 것은 크게 3종류가 있다. 단백질, 지방, 그리고 곤충의 배설물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이익이 되는 것이 단연 단백질이다. 그만큼 곤충으로 만드는 가축 사료는 곤충의 단백질 함량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동물의 배설물로 키운 곤충의 단백질 함량이 좋지 않다면 쓸모가 없어진다.

물론 이러한 균형을 잘 맞춰서 곤충을 양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가축의 배설물은 식품 폐기물 등의 다른 원료와 혼합하여 사용할 경우 곤충 양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안전성'이 가장 큰 과제로

곤충 양식의 사료로 가축의 배설물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져도 걸리는 문제가 있다. 바로 '안전성'에 관한 문제다. 세계적으로 가축의 사료에 사용되는 재료에는 특히 안전함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같은 접근은 지난 1990년대 광우병 공포가 확산되었을 당시 도입한 가축에 대한 동물사료 금지 규정에 근거한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곤충 양식에 가축의 배설물을 이용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안전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상용화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가축의 배설물이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까닭에 유럽연합(EU)에서는 곤충의 사료화를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반려동물 식품 및 양계용 사료, 수산물 양식용 사료에서 곤충의 사용이 허가되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곤충이 어떤 사료를 먹고 자란 것인지가 명확히 규정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상황이 점차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축산업이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제기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축 사육을 위한 사료 생산을 위해 많은 토지가 필요하고 이로 인해 산림 훼손이 심하다는 점에서 비난받고 있다.

아울러 가축의 분뇨로 인한 환경오염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축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가축의 배설물을 먹고 자란 곤충으로 사료를 만드는 것에 주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가디언지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회 환경위원회가 가축에 대한 동물사료 금지 규정을 완화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이러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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