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1-08-05 16:51 (목)
미국 양조장이 ‘맛없는 맥주’를 만든 이유
상태바
미국 양조장이 ‘맛없는 맥주’를 만든 이유
  • 최미우 기자
  • 승인 2021.06.10 0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양조회사가 만든 ‘기후변화가 진행된 세계의 맥주’
​ⓒNew Belgium BrewingⓒNew Belgium Brewing
​ⓒNew Belgium BrewingⓒNew Belgium Brewing

[프롤로그=최미우] 하루의 끝, 고단했던 하루를 달래고자 차가운 맥주로 위안을 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처럼 일상생활의 다채로움을 주는 맥주지만, 이대로 기후변화가 더욱 심각해진다면 일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미국 맥주 회사 ‘뉴 벨지움 브루잉(New Belgium Brewing)’은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하여 색다른 맥주를 출시했다. 바로 기후변화가 우리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비자에게 경각심을 알리고자 ‘터치드 어스 에일(Torched Earth Ale)’을 만든 것이다. 

ⓒNew Belgium Brewing
ⓒNew Belgium Brewing

이 ‘기후변화 맥주’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파괴된 미래 환경에서도 얻을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졌다. 가뭄 등 기후 변화에 견딜 수 있는 메밀이나 수수 등의 곡물에 최근 빈번하게 발생한 산불의 영향을 상정한 스모크 몰트(맥아)이다. 또 기후변화에 약한 홉은 저장된 홉 추출물과 민들레로 대체하고, 정제수 대신 오염수를 사용하여 의도적으로 맛없는 맥주를 만들어냈다. 

이번 기후변화 맥주를 선보인 뉴 벨지움은 그동안 지속해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해당 기업은 앞서 2013년 비코퍼레이션 인증*을 취득했으며, 2020년에는 대표 상품인 팻 타이어(Fat Tire)가 미국에서 ‘최초의 카본 뉴트럴(=탄소중립) 맥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아울러 이번 기후변화 맥주의 매출도 전부 환경단체인 ‘프로텍트 아우어 윈터(Protect Our Winters, POW)’에 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 벨지움에서 연구개발을 Cody Reif 담당자는 캠페인 동영상 내에서 자사 맥주가 가진 단맛이나 쓴맛의 절묘한 밸런스와 홉의 향기와 같은 매력은 훌륭한 원재료를 구한 덕에 완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기후변화가 진행된 미래에는 지금 사용하는 것과 같은 신선한 재료를 구할 수 없게 되어, 맥주 맛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변화가 식물의 생육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의해 보리 수확 손실은 최대 17%이다. 즉, 보리 수확이 감소하게 되면 맥주 가격이 상승해서 더는 맥주가 대중적인 주류가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기후변화가 진행된 결과, 자신들의 생활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를 상상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이번‘기후변화 맥주’는 이대로라면 우리가 원치 않는 미래가 오고 만다는 것과 우리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어떠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 ‘맛없는 맥주’ 대신 ‘맛있는 맥주’를 계속 마실 수 있는 미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비코퍼레이션 인증 : 비코퍼레이션 인증은 사회나 공익을 위한 사업을 실시하는 기업에 발행하는 민간 인증제도이다. 비코퍼레이션 인증을 처음으로 고안한 것은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NPO단체 ‘B-Lab’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