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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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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이 늘어난다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4.27 2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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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앨라배마주, 빈곤 가정 아이들 대상 ‘빈집 리모델링’ 교육 프로그램 시행
ⓒPhoto by David Tip on Unsplash
ⓒPhoto by David Tip on Unsplash

[프롤로그=이민정] 언젠가부터 ‘내집 마련’에 대한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도무지 집값이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지역 중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의 평균매매가격은 9억 8,658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보다 무려 42.1%(2억 9,237만 원) 오른 가격이다. 이제는 고소득 맞벌이 부부도 자력으로 집을 구입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됐다.

◆ 전국적으로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고령화·저출산 등의 문제로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도심 외곽지나 구도심 주택가, 농촌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수년째 흉물처럼 방치되고 있는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8년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빈집 수는 1995년 35만 6,466호에서 지난 2018년 141만 9,617호로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 빈집의 비율도 3.87%에서 8.05%로 상승했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가 19만 4,981호로 가장 많았고, 경북(12만 6,480호), 경남(12만 548호), 전남(10만 9,799호) 등에도 10만 호가 넘는 빈집이 있었다. 이어 부산(9만 4,737호), 서울(9만 3,343호), 충남(9만 2,110호), 전북(7만 7,631호), 강원(6만 2,109호), 충북(6만 881호) 등의 순이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있는 빈집만 전국의 27.3%인 34만 5,813호에 달했다. 빈집 중 아파트가 66만 9,620호로 전체의 52.9%나 됐다. 서울 4만 7,076호, 경기 10만 8,752호, 인천 2만4,561호 등 수도권에만 18만 389호의 빈 아파트가 있었다. 

빈집 발생 원인으로는 ▲고령화로 인한 집주인 사망 및 신규 주민 유입 감소(34.7%), ▲정비사업 지연 및 취소(22.1%), ▲기반시설 노후화 등 도시쇠퇴로 인한 이주(18.9%) 등을 꼽았다. 빈집을 방치하는 이유로는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31.6%), ▲관리의 어려움(29.5%), ▲복잡한 소유권 관계(7.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 빈집의 수가 증가하고 있어 빈집 문제가 전국적 차원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역 여건·환경 등을 고려한 빈집 정비와 활용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난 19일 조정희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 국가 차원의 현황 파악을 바탕으로 빈집 관리정책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면서 “빈집의 발생 및 영향과 관련된 다양한 요인들과 함께 소유자의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 美, 빈곤 가정 자녀를 위한 리모델링 교육 프로그램

이 같은 빈집 문제에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더해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례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것은 빈집을 부숴서 없애는 대신 기부하여 빈곤 가정 아이들의 배움의 장소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에 있는 ‘빌드업(Build UP)’이란 고등학교에서는 빈곤 가정 아이들이 건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6년 과정의 풀타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건설 현장의 유급 인턴십에 참여할 기회도 얻을수 있고, 또 직접 낡은 집을 2세대 주택으로 개조해볼 수도 있다. 

특이한 점은 여기서 배움을 끝낸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트레이닝의 일환으로 수리한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점이다. 이때 사람들로부터 기부받은 집이 활약하게 된다. 아이들은 프로그램을 마치고 건설 업계에서 고수입을 얻게 되거나 대학에 진학하는 등의 진로를 선택하고, 이후 무이자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여 자산을 쌓을 수 있다. 2세대 주택이면 일부를 임대해 월세 수입을 올릴 수도 있어, 장기적으로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빌드업의 마크 마틴 CEO는 과거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빈곤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집을 소유하기까지의 길을 닦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토로한 바 있다. 국가의 집세 지원 정책이나 저소득층을 위한 공영주택 등의 대책은 주로 집을 ‘임대’하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지만, 빌드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이 나라의 빈부 격차를 없애기 위해서는 소유라는 관점에서 공평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깨끗하게 수리된 집이 늘어나고 미래에 희망을 품은 젊은이들이 많아지면 지역도 활기를 띨 것이다. 청년의 미래가 지역의 미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빌드업은 그러한 신념 아래 차세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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