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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農耕地)로 되돌아간 쿠바의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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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農耕地)로 되돌아간 쿠바의 관광지
  • 이성주 기자
  • 승인 2021.04.2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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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imon Berger on Unsplash
ⓒPhoto by Simon Berger on Unsplash

[프롤로그=이성주]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중남미 쿠바의 수도 아바나(Havana)에서 열린 제8차 공산당 전당대회 첫날 라울 카스트로(Raul Castro)가 총서기직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3년 전에 한 사퇴 약속을 지킨 것으로, 이로써 62년 만에 쿠바의 카스트로 시대가 끝을 맞이하게 됐다.

올해 89세인 라울 카스트로는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 공산 혁명을 일으키고 장기 집권했던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의 동생이다. 그는 쿠바 경제를 더 탄탄하게 만들고 새로운 지도부로 권력을 승계한다는 계획을 제시하며 피델 카스트로에게서 권력을 이양받았지만 그다지 큰 성과는 없었다.

◇ 초토화된 관광산업과 경제난 심화

한편, 라울 카스트로의 사임과 상관없이 쿠바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깊은 수렁에 빠져 있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쿠바의 개방정책은 관광산업이 핵심인데, 미국의 제재 조치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산업 자체가 큰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개방정책 전의 쿠바의 관광산업은 다른 카리브해 인근 국가들과 다르게 제한되어 있었다. 특히 유람선 관광의 핵심인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로 인해서 관광산업이 성장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에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고 개방정책이 시행되자 쿠바의 관광산업은 기다렸다는 듯이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쿠바의 신흥 계급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관광산업이 쿠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그러나 2019년부터 연달아 터진 미국의 제재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사태는 급격하게 성장하던 쿠바의 관광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자연스럽게 쿠바 경제는 엄청난 위기에 빠지게 됐다. 쿠바 정부 추산에 따르면 쿠바 경제는 2020년에만 최소 11%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심각해진 쿠바의 경제난은 다시금 식량, 의약품, 기타 필수품 등의 부족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쿠바 시민들은 생활 필수품을 받기 위해 매일 수 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 농지(農地)로 되돌아간 쿠바의 관광지

반면에 이러한 관광산업의 침체가 쿠바의 자연환경 보호에는 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카리브해의 섬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보고로 손꼽히는 곳이지만,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외래 동식물의 침입을 받고 있었다.

오직 쿠바만이 이러한 외래종의 침입에서 벗어나 있었는데, 이는 관광산업의 억제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근 쿠바의 관광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연환경이 외래종으로 인해서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만 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대표적인 곳이 쿠바에서도 무릉도원이라고 불리는 비냘레스(VInales) 이다.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인 비냘레스 계곡*이 있는 비냘레스는 개방정책 이전에는 평범한 농촌 마을에 불과했다. 하지만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생태관광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현재 비냘레스의 인구는 약 2만 8,000명으로 그중 80%가량은 직·간접적으로 관광산업을 통해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비냘레스의 주요 수입원은 담배 재배와 관련된 농업이었다.

관광객들이 유입되자 농업에서 관광업으로 빠르게 전환된 것이다. 그러면서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 레스토랑, 카페와 같은 상권이 자리 잡으면서 번화하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경제 제재 조치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이러한 풍경을 다시 태초로 되돌리고 있다. 관광업으로 전환했던 이들이 다시금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관광지가 다시금 농지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비냘레스 계곡 : 독특한 카르스트(Karst) 지형과 그곳에서 몇 세기에 걸쳐 계속되고 있는 담배 재배 등의 전통 농법이 주목받으면서 199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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