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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 탄소 대안으로 ‘수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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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 탄소 대안으로 ‘수소’가 떠오른다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3.2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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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elizabeth lies on Unsplash
ⓒPhoto by elizabeth lies on Unsplash

[프롤로그=이민정] 주기율표의 가장 첫 번째이자 표준 원자량은 1.008로 질량 기준으로 우주의 75%를 구성하고 있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로 알려진 ‘수소(Hydrogen, 원소기호 H)’. 현재 수소는 탈(脫) 탄소의 해결책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수소는 ‘탄소 배출제로’를 실현하기 위한 탁월한 연료로서 급부상했다. 다양한 경제 분야의 탈탄소화 대책도 수소라면 가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그 활용에 따른 근본적인 과제로 인해 아직까지 본격적인 구현에는 이르지 못했다.

유럽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녹색성장 전략(그린 리커버리, Green Recovery)이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클린 에너지 정책에서도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하나로 수소의 생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큰 과제가 남아있다. 놀랍게도 수소를 저렴한 가격으로 운송·공급·저장할 방법을 여태 찾지 못한 점이다. 그 때문에 수소는 그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소는 이제까지 주목받는 기대주임에도 실망을 반복해 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수소를 활용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지가 설명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수소(H₂) 활용의 과제

수소는 그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 운송과 저장이 어렵다. 수소를 극저온으로 냉동한다 해도 액체 수소의 부피 에너지 밀도는 가솔린의 25%에 불과하다. 또 기체 수소의 경우 현실적인 압력 하에서는 가솔린의 부피 에너지 밀도의 10%밖에 채 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소를 용기에 담아 운반하려고 하면 다양한 과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 압축 수소

용기에 압축 수소를 저장해서 운반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밀도가 낮은 수소는 상대적으로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압축가스의 저장에는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생산요소 투입량의 증대에 따른 생산비 절약 또는 수익향상의 이익)가 작용하지 않고, 용기의 크기는 저장하는 가스의 양에 비례한다. 그래서 대량의 수소를 저장하려면 무겁고 부피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실제 수치를 보면 그 평가는 절망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 예로, 탄소섬유를 이용한 복합재료 등 고가의 초강력 소재를 용기로 사용하려 해도 용기의 총 중량 가운데 수소 연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다. 저렴하지도 또 작지도 가볍지도 않은 것은 지상을 달리는 차량에도 불리하지만, 연비 향상을 위해 항력을 줄이도록 가볍고 작은 것을 추구하는 비행기에서도 큰 과제이다. 

◎ 극저온 액체 수소

또 다른 방법으로는 액체 수소를 용기에 넣어 운반하는 방법이 있다. 그렇게 하면 가압을 견딜 수 있는 고가의 무거운 용기는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수소를 액체화하는 데는 극저온인 -250도까지 냉각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 이온도가 너무 낮아지지 않도록 보존하기 위해서는 수소의 일부를 끊임없이 기화(氣化, 액체가 열에너지를 흡수하여 기체로 변하는 현상)할 필요가 있어서, 저온화는 비용이 많이 들어 유지가 어려운 방법이다. 

또 압축 방법이나 액체 수소의 저장 방법에서나 가스의 압축·냉각으로 인해 여분의 에너지가 소요된다. 게다가 어느 방법도 특수한 용기가 필요하므로 도입에 초기 비용이 필요하다. 실제로 수소차의 확산을 막는 것도 전기 차용 급속충전소의 최대 10배가 넘게 드는 수소 연료 보급소의 건설 비용 때문이다. 

◎ 수소 파이프라인

그렇다면 이러한 용기를 이용하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론 있다. 용기에 넣지 않고 파이프라인으로 수소를 공급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장기적으로 가장 저렴한 방법이다. 하지만 수소 파이프라인 시스템의 도입 비용이 문제로 남는다. 본래대로라면 많은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지만, 현재 수소 사용자가 아직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각 사용자가 고액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용 수소 유통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조 달러의 비용이 든다. 독일의 파이프라인 사업자 그룹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개조해 2030년까지 1,200km 길이의 수소 그리드를 6억 6,000만 유로(한화 약8,798억 원)를 들여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독일뿐만 아니라 천연가스의 파이프라인 망의 전체 길이가 53만km임을 고려하면 1,200km은 짧은 길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총 480만km의 운송 및 공급용 가스 파이프가 있으며, 일반 가정까지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현재 모색되고 있는 하나의 지름길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순 수소 공급용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소는 성질상 철, 동, 용접부 등 파이프라인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에 반응하여 경화 시켜 버린다. 또 최소 분자인 수소는 보통 파이프에서 누출될 수 있음으로 손실과 안전상 위험이 발생한다. 그리고 수소를 압축해서 파이프라인으로 운반하기 위한 적당한 가격의 기계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 장기적인 수소의 저장

앞서 지적한 문제들은 모두 ‘운송’과 관련한 문제였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제쳐두고 만약 수소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다면 상황이 개선되기 쉽지 않을까.

먼저 좋은 소식은 암염·암석 동굴과 같은 장소라면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소는 지리적으로 한정되어 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오늘날 세계 경제에서 수소가 천연가스를 대체한다면 동일한 수준의 에너지 보안을 실현하기 위해 2050년까지 6,370억 달러 비용을 들여 3~4배의 저장 인프라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량의 수소를 저장하는 것은 큰 과제 중 하나이며, 강력한 수소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 ‘수소’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

이렇듯 여러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소는 투자가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아직도 전기가 인위적인 탄소 배출량의 3분의 1밖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최선의 수단 중 하나이다. 기후변화 문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최근 재생 가능한 전력의 비용이 극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앞으로 10년 동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수소는 이미 공업원료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일절 발생하지 않고 수소를 생산’하는 과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그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석유화학 플랜트 등 수소가 버려지는 장소 근처에서 이산화탄소 무배출로 생산된 수소를 사용함으로써 운송·공급·저장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다. 해당 산업계에서 기존의 회색 수소를 그린 수소로 바꾸는 것만으로 연간 8억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또 부분적 탈탄소화의 실현을 위해 현재 가스 파이프라인의 인프라를 크게 바꾸지 않고 천연가스에 수소를 최대 20%까지 혼합하여 공급하는 방법도 있다.

정책 입안자와 민간 기업 등은 수소의 운송과 공급 그리고 저장의 과제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대처를 위해 다양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수소 저장매체로서 유망한 금속수소화물이라 불리는 소재 종류에 관한 연구나 운반하기 쉽도록 수소를 암모니아 혹은 메탄올로 변환하여 그 유도체 분자를 연료로 사용하거나,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수소로 되돌리는 방법 등이 이에 해당한다. 더 나아가서 수소의 분산생산을 통해 장거리 운송에 필요성을 근본적으로 없애 이러한 난제를 일도양단하는 대처도 존재한다. 

앞으로 수소가 우리의 경제 전체의 탈탄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수소의 공급 및 유통 체인 전체에 미치는 이노베이션(기술혁신)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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