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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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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공짜는 없다”
  • 이성주 기자
  • 승인 2021.01.26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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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앱 카카오·네이버, 앞다퉈 월 정액제 서비스 출시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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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이성주] 스마트폰이 등장하며서 일상생활 속 많은 것들이 변했다. 휴대폰으로 쉽게 인터넷을 이용하고 GPS기반 길 찾기 등 이전이라면 말도 안 되는 것들이 가능해지면서 점점 더 많은 오프라인 속의 것들이 작은 기계속으로 모여들고 있다.

네트워크가 잘 정비된 국가일수록 이러한 점들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더 말할 나위 없는 스마트폰 세상 중 하나다. 절대 다수의 국민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온갖 것들이 가능해졌다.

이 같은 환경에서 스마트폰 기반의 국민앱들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자타공인 국민 앱으로 성장한 카카오톡과 네이버앱으로 온갖 것들이 가능해졌다. 앞으로는 자신의 신분이나 자격, 인증을 위해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앱이 필요하게 될지 모른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에는 가장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공공기관·민간·금융기업의 각종 공인인증 관련 문서를 전자문서로 카카오톡을 통해 받아볼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어왔다. 또 국민연금과 관련된 문서나 소득신고와 관련된 문서도 카카오톡으로 받아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5일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 대한상공회의소와 ‘디지털 국가자격증 사업 및 공동 사업 개발’을 위한 MOU를 카카오·네이버 측이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카카오톡과 네이버앱에서 자격증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카카오와 네이버 측은 국가자격증을 비롯한 ‘모바일 신분증’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집중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각사의 앱인 카카오톡과 네이버앱에 신분증・자격증・인증서 등을 담아 실물 지갑을 대체하는 '디지털 전자 지갑'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더 이상의 공짜는 없다’의 서막

어쩌면 좋은 일일 수 있다. 지금도 무거운 지갑 대신 스마트폰 하나로 결제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신분증이나 인증까지 스마트폰으로 대체할 경우 정말로 지갑이 필요 없게 될 테니 우리의 손과 주머니가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마냥 좋은 일이기만 한 것일까

그동안 대부분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던 카카오와 네이버가 최근 들어 변하기 시작했다. 여태까지는 무료 서비스를 앞세워 국민 앱의 자리까지 올라섰지만, 이제 서비스의 일부를 하나둘씩 과금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이라는 구독형 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정액형 서비스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앱을 통해서 폭발적으로 회원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렇게 250만 회원을 확보한 네이버 측은 곧이어 연간 멤버십을 출시했다. 기존과 같은 혜택을 유지하면서, 멤버십을 꾸준히 이용하는 이용자의 가입 가격을 낮춰 충성 이용자 혜택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21일 네이버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더 낮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 ‘연간 멤버십’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입 가격은 4만 6,800원으로, 기존 멤버십으로 12개월 이용할 때(5만 8,800원)보다 약 20% 저렴하다. 네이버 측은 “이용자 요구를 반영해 연간 멤버십을 출시했다”며 “기존에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매달 10만 원 이상 결제하는 이용자는 가입하는 게 이득이라 인기를 얻었는데, 이번에는 월 8만 원 이상 결제하는 이용자로 멤버십 혜택 범위를 한층 넓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민 앱인 카카오톡도 이에 뒤질세라 새로운 월정액 서비스를 런칭했다. 지난 22일 카카오는 사진, 동영상, 파일 등 멀티미디어 파일을 하나로 모아 보관할 수 있는 ‘톡서랍 플러스’ 베타 서비스를 끝내고 정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월 990원에 100GB 용량을 제공하여 카카오톡 채팅창에 과거 올렸던 사진과 파일을 볼 수 있다. 카카오는 더 나아가 톡서랍 플러스가 단순 자료 백업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기능까지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월 1,000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100기가의 클라우드 기능을 가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13일 카카오는 월 정액제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 ‘이모티콘 플러스’도 시작했다. 월 4,900원(현재는 한시적 3,900원)을 내면 카카오톡 이모티콘 15만 개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이모티콘 한 세트가 약 2,000원 정도이니, 매달 2개 이상 구입하는 이용자라면 구미가 당기는 서비스이다. 물론 구독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존 이모티콘처럼 구매 후 계속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구독을 종료하는 순간 사라진다.

이처럼 각 국민 앱이 앞다퉈 선보이는 구독형 서비스들은 대단히 저렴하고 심지어 효율적으로 보인다.

◇ '월정액 서비스의 늪'...과연 우리는 벗어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벗어날 수 없다. 아니 대단히 어려울 것이 자명하다. 물론 굳이 벗어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이미 편리하게 쓰고 있고, 가격도 저렴하게 제공하는데 뭐하러 벗어난단 말인가.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은 단순히 좋은 서비스가 저렴하게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으로 출시되어 찾아 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국민 앱으로 거의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앱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지난해 11월에 밝힌 카카오톡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600만 명 수준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QR 체크인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도 카카오톡은 사실상 온 국민이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즉, 내가 쓰기 싫다고 해서 안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셈이다. 이는 네이버도 마찬가지이다. 메신저가 핵심인 카카오톡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정이 조금 다르지만, 포털 부분만을 보면 네이버의 MAU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3,000만 명이 넘을 정도다.

국민 대부분이 쓰고 있는 실생활에 필요하거나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는 것은 설사 그것을 쓰기 싫은 이까지도 강제로 쓰게 만드는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두 앱을 제공하는 업체들은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이라는 점에서 독과점 논란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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