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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송’ 배상 판결, 향후 한일 관계의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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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송’ 배상 판결, 향후 한일 관계의 전망은?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1.1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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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될 가능성↑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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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이민정] 지난 8일 한국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일본 정부가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명확히 하는 피해자와 다수의 국민 입장에서 정의로운 판결이었다. 하지만 앞서 강제 징용 배상 판결로 인한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가 임박한 상황 속에서 나온 판결이라 이로 인해 한일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 한국 법원 “위안부 피해자에 배상해라” vs 일본 정부 “국제법상 주권 면제의 원칙 주장”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8일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일본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이 같은 내용을 신속하게 전하면서 한국 사법부가 과거 역사 문제를 두고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여러 건 있으나, 이 중 판결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판결 직후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불러들여 즉각 반발했다. 위안부 문제에 관해 앞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서 해결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발표해 양국 간 위안부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소송은 국제법상 국가는 다른 나라의 재판에서 피고가 되지 않는다는 ‘주권 면제’의 원칙을 내세워 소송 참여를 거부한 채 원고 측 주장을 각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제법상 주권 면제의 원칙에 대한 사례로 2004년 나치에 의한 강제 노동피해자가 독일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이 있다. 당시 이탈리아 대법원은 “중대범죄는 주권 면제의 예외”라며 배상 판결을 내렸지만, 국제사법재판소(ICJ)는 “나치 행위는 국제법상 범죄에 해당하지만, 주권 면제는 박탈되지 않는다”며 독일 정부가 주장한 ‘주권 면제의 원칙’을 인정한 바 있다. 

12일 오전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한국 법원의 위안부 재판 판결에 대해 “이런 판결이 나온 것은 매우 유감이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선 (위안부) 재판의 판결 때도 말했지만, 국제법상 주권 면제에 따라 일본 정부가 한국의 재판권에 복종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본건 소송은 각하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법원은 판결문에서 “청구권 협정과 위안부 합의에는 원고의 청구권이 포함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볼 수 없다”며 일본 정부에 의한 “계획적, 조직적, 광범위한 반인도적 범죄로 국제규범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주권 면제는 적용할 수 없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가집행을 허용하고 있어 일본 정부의 항소 여부에 관계없이 원고 측이 한국 내에 있는 일본 정부 자산을 압류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향후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유사한 소송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한일 간 입장차가 큰 상황에서 배상 판결이 나오면서 양국의 간극이 더 좁혀지기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정부 “사법부 판단 존중하지만...”

정부도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고심하는 분위기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에서 "정부는 2015년 12월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가 양국 정부의 공식 합의라는 점을 상기한다"며 "동 판결이 외교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한일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예상되는 한일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정부가 취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일본 정부가 판결 자체를 부정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사법부 판결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일본이 만족할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앞서 미국 오바마 정권 시에 부통령으로서 위안부 합의에 관여한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함에 따라 한일 관계개선을 재촉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13일 예정된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등 20여 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두 번째 손해배상 소송의 판결이 재판부의 추가 심리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오는 3월 24일로 변론기일이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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