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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부터 '낙태죄'가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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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부터 '낙태죄'가 폐지됐다
  • 이소야 기자
  • 승인 2021.01.12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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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일 0시 기점으로 낙태죄 효력 상실...여성의 신체자율권을 향한 첫걸음 내딛어
대체입법 공백 우려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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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이소야] 2021년의 새해가 밝았던 지난 1일 국내에서 '낙태죄'가 효력을 상실했다. 앞서 2019년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대체 입법이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낙태죄가 사라졌음에도 임신 중단을 고민하는 한국 여성의 현실은 아직 나아지지 않았다.

◆ 국내 '낙태죄'를 둘러싼 논란

한국의 낙태죄는 형법 269조가 적용됐다. 해당 조항에는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쓰여있다. 또 270조에서는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쓰여있다. 이 모든 것이 그동안의 논란과 함께 사라졌다.

이처럼 낙태죄의 효력은 사라졌기에 임신한 여성이 임신 중단을 결정하고 의료 관계자가 이를 시행하는 경우, 본인 및 의료 관계자가 처벌받지는 않게 되었다. 그러나 안전한 임신 중단을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 또한 마련되어 있지 않다.

현재 국내 국회에 발의된 낙태죄를 둘러싼 법안은 정부안을 포함하여 총 6개가 있다. 그중의 3개만이 낙태죄 완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 내에서도 좀처럼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임신 14주 이내' 처벌 금지 의견을 담은 정부안과 '임신 24주 이내' 처벌 금지 의견의 박주민 의원 개정안, 낙태죄 완전 폐지를 주장한 권인숙 의원 개정안 등이 공존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 입법 공백에 대한 우려

정부와 국회가 여태까지처럼 미온적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신 중단과 관련한 입법 공백은 임신 중단을 결정한 여성들의 안전에 크나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관으로 열린 ‘낙태죄 폐지 이후 입법 정책 과제 도출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낙태가 단순히 죄이던 것이 죄가 아닌 것이 된 수준이 아니라 빠른 시일 이내로 의료 시스템으로 연착륙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임신 중단 관련 정보제공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여태까지는 임신 중단이 죄로 치부됐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와 함께 임신 중단 시술에 대한 진료비 책정이나 통제도 이루어져야 하며, 동시에 임신 중단과 피임에 관해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중요한 사안으로 손꼽힌다.

이에 보건복지부에서는 우선적으로 임신 중단을 위한 의료기관의 상담은 건강보험을 급여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복지부는 임신 중단 시술 자체에 대해서는 어떤 범위까지 급여로 하고 어떤 범위까지 비급여로 남겨둘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처벌 규정이 그 효력을 상실했을 뿐 완전 폐지가 된 것이 아니다. 대체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기존 법안이 효력을 상실했을 뿐이다. 향후 대체 입법에 처벌 규정이 다시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설사 낙태죄가 완전히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 바꿔나갈 것들이 많다. 보건의료·교육·노동 등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서 제도 개선과 함께 인식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 해외의 경우는

한편 임신 중단의 자유를 둘러싼 투쟁은 비단 국내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해외에서도 이와 관련된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폴란드처럼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르헨티나처럼 급진전하는 곳도 있다.

남미의 대표적인 가톨릭 전통이 강한 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해 30일 임신 14주 이내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이 상원에서 12시간이 넘는 마라톤 토론 끝에 찬성 38표 반대 29표로 가결됐다. 그동안 아르헨티나에서는 성폭력에 의한 임신이나 산모의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임신 중단을 허용해왔을 뿐 그 외의 모든 임신 중단은 허용되지 않았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발의한 이 법안은 지난 11일 하원을 통과한 바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나도 가톨릭 신자지만, 난 모두를 위해 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임신 14주 이내 임신 중단을 합법적이고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공중보건 문제”라고 강조해온 바 있다.

그는 1983년 이후 3,000명의 여성이 불법 시술을 받다 목숨을 잃었고, 매년 3만 8,000명이 넘는 여성이 아르헨티나에서 불법 시술을 받다 병원에 실려 간다고 말했다. 그는 상원 표결 이후 SNS에 "오늘 우리는 여성의 권리를 확장하고 공중보건을 보장하는 더 나은 사회가 됐다"고 환영했다.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중남미의 임신 중단 합법화가 도미노처럼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아르헨티나가 임신 중단을 14주까지 합법화함에 따라 칠레와 브라질과 같은 주요 이웃국가의 운동가들이 이 선례를 이용해 자국의 법을 개정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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