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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해도 실업급여 받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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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해도 실업급여 받을 수 있나요?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0.01.31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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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6일부터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퇴사도 실업급여 수급자격 조건에 포함
5인 미만 사업장은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대상 제외…여전한 사각지대
출처-Edutainment Planet
출처-Edutainment Planet

[프롤로그=이민정]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Y씨는 업무 전가가 일상인 팀장 밑에서 일해왔다. 평소 팀장은 외국계 회사에서 필수적인 요소인 언어가 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Y씨에게 모든 업무를 교묘하게 전가했다. 또한 팀장은 사내 메신저와 개인 SNS를 통해서 Y씨에게 수시로 남의 험담과 하소연을 해왔다.

이를 견디다 못한 Y씨는 인사팀을 찾아가 팀장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구두로 신고했고, 동시에 사내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 Chief Compliance Officer)에게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인사팀과 CCO는 회사 경영상의 이유 등 알 수 없는 문제를 핑계삼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후 부당한 업무의 가중과 팀장의 괴롭힘은 더욱 심해졌고, 결국 Y씨는 퇴사하게 되었다.

중도 입사한 경력사원 P씨는 소속 부서장인 이사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제공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었다. 하지만 입사 후 1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일을 맡지 못하자, P씨는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후 인사팀에 상황을 얘기하였고, 이를 알게된 인사그룹장은 가해 당사자인 이사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P씨가 인사팀에 찾아간 사실과 내용에 대해 알게 된 이사의 괴롭힘은 더욱 심해졌고, 결국 P씨는 퇴사하게 되었다.

그런데 퇴사한 Y씨와 P씨가 근로복지공단에 확인해보니 퇴사 사유가 ‘이직을 위한 퇴사’로 신청되어 있어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제라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가 가능한지 노동청에 문의해봤지만 이미 퇴사해 실효성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메뉴얼’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다.

이러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지는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또는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ㆍ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ㆍ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화라는 결과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미 상당수의 퇴직자들이 이 같은 사내 괴롭힘으로 인해 반강제적인 퇴사를 결정했음에도 법적 근거가 미비한 탓에 자진퇴사로 분류돼 실업급여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뒤늦게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퇴사하는 경우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여 수급자격을 인정하겠다고 입법 예고하였다. 이에 해당 사안이 담긴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별표’가 2019년 12월 31일 개정되었으며 2020년 1월 16일부터 고용보험법이 개정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퇴사도 실업수급 자격에 포함되었다. 즉,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한 경우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고용노동부에서는 ①회사에 신고해 괴롭힘을 인정 받거나 ②노동청에 신고해 괴롭힘을 인정받아야 실업급여 대상이 된다고 전했다. 그런데 회사에 신고해서 괴롭힘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고, 회사에서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노동청에 신고했을 때에도 근로감독관이 적극적으로 조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것이다. 또한 5인 미만 사업장은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조차 받지 못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다.

민간 공익단체 직장갑질 119는 “법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사용자 친인척의 괴롭힘을 회사가 아닌 노동청에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개정해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이 당분간 어렵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시행령 개정 및 노동부 지침 변경 만으로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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