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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지난 우유, 먹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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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지난 우유, 먹어도 괜찮을까?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0.12.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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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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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이민정] A씨는 냉장고에 보관했던 우유의 유통기한이 깜빡하던 사이에 이틀 지난 것을 발견했다. 우유의 냄새를 맡아보니 향은 그대로였고 살짝 맛을 보았지만 변하지 않았다. 유통기한과 실제로 먹을 수 있는 기한은 다르다는 얘기를 어딘가에서 들은 기억이 있어서 그냥 먹을까 싶었지만, 잘못하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있을 것 같아서 포기했다. 

이 같은 이야기는 사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본 일이다. 대부분의 제품에는 제조일자와 생산 후 시중에 유통될 수 있는 기한인  ‘유통기한’이 표시되어 있으며, 우리는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어선 안 된다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모두 버려야만 해야 하는 것일까. 

◆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1985년에 도입된 유통기한은 식품 유통을 위한 최종시한으로, 대부분의 제품에 제조일자와 함께 표시되어 있다. 또 식품위생법에 따라 제조사가 유통기한을 넘겨 제품을 판매하면 최대 3개월의 영업 정지 혹은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유통기한 표시방식이 안전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이 기한을 넘긴 식품은 부패 또는 변질되지 않았더라도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식품을 폐기하도록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로 지난 6월 24일 개최된 식·의약 안전 열림포럼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 해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경제가치 손실은 25조 원 이상이며, 유통기한 경과로 버려지는 가공식품의 폐기 비용은 연간 1조 3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우려에 앞서 2012년 7월부터 보건복지부는 판매할 수 있는 유통기한과 먹어도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소비기한을 나눠 표기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유통기한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한을 정한 것에 비해, 소비기한은 해당 상품을 먹어도 소비자의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최종 시한을 가리킨다.

따라서 소비기한은 보통 유통기한보다 긴 것이 일반적이며, 이 기한이 지나면 상품의 부패나 변질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진다.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대부분 소비기한 표시제도를 시행하고 있거나 유통기한 표시제도와 함께 병행 표기하고 있다. 

정부는 당분간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병행해서 표기하고, 소비기한 표시에 대한 효과를 분석해 최종적으로 소비기한만 사용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 유통기한=섭취기한?

한편, 유통기한은 과학적인 검사 등으로 얻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한’ 보다도 조금 더 짧게 설정되어 있다. 식품 제조업자가 원료, 제조방법, 유통방법 등을 고려해 보존 가능 기간을 설정한 뒤 여기에 안전계수 0.6~0.7을 곱한 기한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소비기한은 보관조건 준수 시의 미생물 부패변화를 검사하여 유통기한 경과 후 섭취 가능한 일수를 산정하게 되므로 이때 적용되는 안전계수는 통상 0.8~0.9가 적용된다. 예를 들면 제조일로부터 100일간 품질에 전혀 문제가 없는 제품이라면 100에 안전계수인 0.8~0.9를 곱해 80~90일간을 소비기한으로 하는 식이다.

따라서 유통기한이 지나자마자 바로 부패하는 것은 아니므로 하루 이틀 지난 걸 먹어도 큰 문제는 없다. 물론 식품의 종류와 보관조건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으로 맛, 색깔, 냄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섭취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그렇지만 소비기한이 임박할수록 식품의 신선도는 점차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식품의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수개월 남아있는 제품을 60~95% 할인해 판매하는 리퍼브 제품(Refurbished Product, 반품이나 전시상품, 약간의 흠이 있거나 이월 상품 등을 새롭게 단장하여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상품) 업체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2013년에 설립된 떨이몰(thirtymall)은 식품이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수개월 남은 제품을 60~95%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들어 회원이 많이 증가해 29만 명에 이르고 있는데, 연말에 소비기한 표시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앞으로도 이러한 기업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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