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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은 이들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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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은 이들의 마을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0.11.21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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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알츠하이머 마을’...환자의 자유와 존엄을 되찾는 프로젝트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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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이민정] 프랑스의 어느 한 작은 마을에는 여느 마을과 다름없이 카페와 레스토랑, 미용실, 작은 슈퍼마켓, 도서관 등이 있다. 주민들은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거나 공원 또는 헬스클럽에서 모여 시간을 보낸 뒤 각자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간다. 얼핏 보면 일반적인 ‘평범한’ 마을로 보인다. 

그러나 극히 일반적이라고 할 수 없는 점이 하나 있다. 평균 연령 79세인 이곳 주민들은 모두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점이다. 바로 ‘알츠하이머’이다. 

◆ 인간을 인간다운 형태로...새로운 케어 모델 

지난 18일 AFP 통신에 따르면 온천 지역으로 유명한 프랑스 남서부 마을 닥스(Dax)에 지난 6월 개설한 ‘랜드 알츠하이머 마을(Village Landais Alzheimer)’에는 여전히 치료법이 없어 기억을 서서히 잃어가는 병에 걸린 120명이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중 10명은 60세 미만 치매 환자이며, 최연소 주민의 나이는 40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에는 4개의 구역이 있으며, 8명 전후가 입주하는 주택이 4채씩 있다. 또 이 안에는 조용한 산책길과 연못, 공원이 있다. 특히 인기 있는 것은 공원의 그네다. 입주자 한 명씩 의료 돌봄자와 자원봉사자가 있으며(전체 240명), 이들은 일상의 다양한 것들을 혼자서 할 수 없게 된 경우에 돕는다. 마을은 수도 파리에서 3시간 반 거리에 있으며, 입주 대기자 명단은 길다. 

그러나 이곳은 돌봄 시설이 아니다. 직원들은 백의를 입지 않으며, 입주자에게는 가능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해당 시설 관계자에 따르면 “입주자는 각자의 방에서 지내며, 각자의 속도로 생활한다.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사람이 있어도 다른 사람의 잠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각자 편안하게 지내며 평화로운 자유를 되찾고 있다.

◆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사회 인식 바꾸기

네덜란드의 유사 프로젝트에서 힌트를 얻어 시작한 마을은 이탈리아, 일본 등의 해외 각지의 공중위생 전문가도 주목하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이들 국가에서는 예방·치료를 더욱 인간다운 형태로 시행하는 새로운 케어 모델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취지는 해당 시설의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랜드(Landes) 프로젝트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싶다. 이런 종류의 치매가 가져오는 행동(중략)에 인식을 높인다면 이 병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적혀있다.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하듯 마을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주민들이 소중한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회 혹은 세상과 분리되지 않는 생활을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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