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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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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0.11.18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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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개정 채용절차법 '시행 이후 올해 9월까지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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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이민정] 인터넷상에서 면접 시 지원자가 가져야 할 마인드라는 제목으로 암암리에 돌아다니는 유명한 글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인기리에 종영한 MBC ‘무한도전’ 프로그램의 김태호 PD의 면접 일화이다.

김 PD는 자신의 면접 당시, 노랑머리에 피어싱을 하고 캐주얼 정장 차림을 하고 갔다고 한다. 그는 걱정이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면접 볼 때 앞에 방송국 국장님, 이사님, 사장님 등이 앉아 있었지만, 사실 입사를 해야 사장님이지 떨어지면 그냥 동네 아저씨보다 못한 분인데 내가 왜 굳이 여기서 떨고 있어야 하나"는 생각을 하고 면접에 임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제법 유명하다. 그러나 취업에 절박한 취업준비생에게는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로, 이러한 마음가짐을 본받기란 쉽지 않다. 일반적인 절대 다수의 구직자들은 간절한 마음이 앞서 면접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불편한 질문을 감수하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채용절차법’이란

이처럼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에 이르기까지 채용과정에서 부당한 청탁·압력·강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고 구직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이 개정됐다. 해당 법은 2019년 3월 28일 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돼 2019년 7월 17일부터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상시 30명 이상의 근로자를 채용한 사업 또는 사업장,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구인자는 구직자에게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응시원서·이력서·자기소개서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거나 입증자료로 수집할 수 없다. 수집·요구가 금지되는 개인정보는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출신 지역·혼인 여부·재산, ▲직계 존비속과 형제자매의 학력·직업·재산이 해당한다. 다만, 법상 수집·요구가 금지된 개인정보라 하더라도 직무 수행상 반드시 필요하다면 수집·요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채용의 공정성을 침해하지 않는 단순한 정보 제공이나 인재 추천은 금지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 채용 청탁·강요 등 여부와 금품 등 수수·제공 행위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원칙은 채용의 공정성 침해 여부이다. 기업의 채용에 관한 독립적인 의사 결정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중심으로 종합적인 상황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한편,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구직자 본인과 직계 존비속과 형제자매의 개인 정보*를 기초 심사 자료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거나 입증 자료로 수집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법령을 위반해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 압력, 강요 등을 하거나 채용과 관련해 금전, 물품, 향응이나 재산상 이익을 수수·제공하면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구직자 본인의 용모·키·체중 등 신체적 조건, 출신 지역·혼인 여부·재산, 구직자 본인의 직계존비속 및 형제자매의 학력·직업·재산

** 1회 위반 시 300만 원, 2회 위반 시 400만 원, 3회 이상 위반 시 500만 원

◆ 여전히 불필요한 개인정보 요구하는 채용시장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용 과정에는 불합리함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준병(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정 채용절차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노동부에 접수된 위법 행위 신고는 모두 408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위법이 밝혀져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은 108건이었다.

위법 행위 유형별로는 불필요한 개인 정보 요구 금지 위반이 103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구직자의 혼인 여부, 재산, 출신 지역에 관한 정보를 요구한 사례(46건)가 가장 많았고 이어 직계 존·비속과 형제·자매 관련 정보 요구(22건), 구직자의 신체적 조건 관련 정보 요구(19건)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 채용 광고에 적힌 기준을 특정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사례(4건)와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 압력, 강요 등을 한 사례(1건)도 적발됐다.

위법 행위가 적발된 사업장은 대부분 입사 지원서에 신장, 체중, 혼인 여부, 재산, 주거 사항(자택 여부 등), 가족 사항 등 직무와 무관한 정보를 기재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의원은 "외모와 출신지 등에 따른 차별적 채용을 지양하고 직무 중심의 채용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채용절차법이 개정돼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신체적 조건, 출신 지역, 재산 등 불필요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사업장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 개정 취지에 맞게 차별적 입사 지원서를 퇴출하고 공정한 채용을 위한 표준 양식의 확대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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