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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왜 재활용하기 힘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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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왜 재활용하기 힘들까
  • 이성주 기자
  • 승인 2020.10.31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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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Paweł Czerwiński on Unsplash
ⓒPhoto by Paweł Czerwiński on Unsplash

[프롤로그=이성주] 전염병으로 인해서 주춤하고 있지만, 사실 이 시대는 이미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 유통시키는 의류) 시대다. 이전보다 쉽고 빠르게 저렴한 옷들을 살 수 있게 되어, 소비자에게는 굉장히 편리하기에 일견 좋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는 않다. 

패스트 패션은 빠르고 저렴하게 소비되는 특징때문에 옷 소비량과 생산량 자체가 많다. 특히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생산되는 옷이 모두 소비되지 못하고 재고로 쌓였다가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가 부지기 일수다. 심지어 소비되는 옷보다 버려지는 옷들이 더 많다. 

예전에는 옷 자체가 저렴하게 소비되지 않았기에 한번 산 옷을 오랫동안 소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철마다 여러 벌 소비되고 버려진다.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헌 옷을 쓰레기로 그냥 버리지 않는다. 아파트단지나 주택가에 배치된 의류 수거함은 온갖 헌 옷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수거된 헌 옷들이 이후에 어떻게 처리되는지 아는 이들은 별로 없다.

◆ 엄청난 양의 의류 폐기물

그렇다면 도대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양의 옷들이 버려질까.

2017년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의류 생산단계에서 배출된 폐섬유는 하루에 약 224톤에 달하고, 연간 약 8만 200톤의 폐섬유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말하는 폐섬유들은 실제로 완제품의 옷들이 아니라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자투리 섬유들이나 실들이다. 구두나 가방에 사용되는 폐피혁을 더하면 그 양은 더욱더 많아진다. 폐섬유와 폐피혁은 재활용이 불가능하여 소각처리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생산 과정이 아닌 소비 이후에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의 양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2008년 연간 5만 4,677톤이던 의류 폐기물은 2014년 연간 7만 4,361톤으로 32.4% 증가했다.

◆ 옷은 만들 때부터 자원 소비와 오염↑

쉽게 입고 버리는 옷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자원이 소모되고 있으며, 또 오염되고 있을까.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데 물 1천500리터가 사용되며, 천을 짜고 염료를 뺀 후에 나온 화학물질의 10~15%는 폐수가 되어 배출된다. 실제로 전 세계의 폐수 중 20%는 의류 산업으로 인해 발생한다.

물 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가 패션 산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옷을 만들 때 쓰는 직물(織物)을 생산하는 데만도 매년 12억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옷 소비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 1인당 옷 소비량은 매년 급증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5,600만 톤이 다다랐다. 이는 15년 전보다 60%나 증가한 추세이다. 앞으로 더욱 증가하여 2030년에는 9,3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재활용이 시급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요즘의 옷들은 옛날처럼 단순한 재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옷을 만들 때 사용되는 천들은 섬유와 액세서리, 접착제의 조합이다. 섬유 자체는 천연 실이거나 필라멘트 실(Filament yarn), 플라스틱과 금속의 혼합물이다. 재활용하려면 소재별로 분류해야만 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소재의 혼합물로 옷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

수작업으로 하는 직물 분류는 숙련된 노동력이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게다가 혼합 섬유로 만든 옷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분류도 더 어려워졌다. 설사 분류가  완벽하게 되더라도, 분류된 섬유를 재사용하려면 섬유 속 염료까지 제거해야 한다.

그래서 물질 재활용이 되는 옷들은 많지 않다. 2015년 기준으로 이런 방식으로 재활용된 헌 의류는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

다른 방식의 재활용 방법도 있다. 소재로 나눠서 물질 재활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옷 자체를 그대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점점 더 이런 방식의 재활용은 쓰레기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처럼 취급되거나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취급되고 있다.

옷은 재활용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지금 상황에서 재활용을 더 열심히 하자고 하는 것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지속가능한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의류 산업 자체가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옷을 생산할 때 재활용이 쉽게끔 만들어야 한다. 또 옷을 만드는 소재들을 환경오염이 적거나 재활용이 쉬운 물질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도 행동을 바꿔야만 한다. 지금의 패스트 패션의 소비 형태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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