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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高齡) 운전자 조건부 면허 허용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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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高齡) 운전자 조건부 면허 허용에 대해
  • 이성주 기자
  • 승인 2020.10.28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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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사회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가는 길목,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한국보다 앞서 고령 사회가 된 선진국에서도 유사한 제도 시행
ⓒPhoto by Mark Cruz on Unsplash
ⓒPhoto by Mark Cruz on Unsplash

[프롤로그=이성주] 지난 14일 정부는 ‘고령자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이 면허 취소 수준에 이르지 않는 경우 야간·고속도로 운전 금지, 최고 속도 제한, 첨단 안전장치 부착 등의 조건으로 운전을 허용하는 제도로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늘고 있는데 다른 조치다.

이에 일각에서는 면허를 일률적으로 강제 취소하는 거냐는 반발이 일었다. 경찰청은 지난 15일 “면허를 일률적으로 취소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제도에 대해서 “(만 65세 이상)고령자의 정확한 운전능력을 평가해 교통안전과 고령자 이동권 보장의 균형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조건을 부여한 뒤 운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날 정부가 발표한 제도에 대해서 “외국에서 적용 중인 기준을 설명”한 것이라고 말하며 “외국과 다른 한국의 교통 여건 등을 고려해 공감이 가는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이처럼 정부와 경찰에서 고령자의 입장에서 다소 강압적으로 느껴지는 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은 2017년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고, 2025년부터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이에 비례해 최근 10년간 65세 이상의 운전면허 소지자가 123만 명에서 333만 7,000명으로 2.6배 증가했고,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547명에서 769명으로 1.4배 늘어났다. 특히 사고 건수가 크게 증가해서 작년 기준으로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건수가 3만 3,239건에 이른다. 부상자 수도 늘어 4만 8,223명에 다다른다.

◆ '고령자 조건부 운전 면허'와 같은 유사 제도는?

정부에서는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문제를 인식하고 이미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부산에서 도입한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도’는 이후 2019년에는 서울, 경기, 대전, 전남 등에서도 시행 중이다. 해당 제도의 목적은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반납을 통해서 교통사고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진반납제도는 교통사고 발생률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도의 대상자는 만 65세 이상이지만, 실제로 반납을 주로 하는 것은 운전을 거의 하지 않는 만 75세 이상 고령자들이었다. 정책 시행에 의한 반납 효과가 큰 만 75세 이상 고령자의 사고 발생 비율은 50대보다도 낮았다. 즉, 자진반납제도는 사고 발생 위험이 높지만, 필수적으로 운전을 해야 하는 만 65세 이상 74세 이하 집단의 참여를 이끌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다른 제도가 필요하게 됐다.

◆ 해외에서는?

한국보다 더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해외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여러 제도가 시행 중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주(州)마다 정책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주에서는 면허를 갱신할 때 직접 방문하여 시력검사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나이에 따라 갱신 주기에 차등을 둬서 고령 운전자의 경우에는 젊은 운전자보다 갱신 주기를 짧게 설정한다. 또한 운전 능력에 따라 야간 고속도로 운행을 제한하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는 한국과 유사한 제도를 먼저 시행 중이다. 고령 운전자의 면허증 유효기간에 차별화를 줬으며, 만 70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는 면허 갱신 시 의무적으로 고령자 강습을 받아야 한다. 또한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인지기능 저하로 의심되는 18가지 기준행위를 위반했을 경우 강제적으로  ‘임시 인지기능검사’를 시행하여 결과에 따라 ‘임시 고령자 강습’을 추가로 제공한다. 이 밖에도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도도 시행 중이다.

정부가 이번에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제도도 해외의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사정에 적합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대한노인회, 대한의사협회, 교통 관련 전문연구기관 등 21개 기관이 참여하는 ‘고령 운전자 안전대책 협의회’를 구성하고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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