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10-31 23:58 (토)
노벨문학상, 번역이 50%다?
상태바
노벨문학상, 번역이 50%다?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0.10.08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노벨상 시상식...12일까지 시상 예정
노벨 화학상 유력 후보자 서울대 현택환 석좌교수, 아쉽게도 탈락 고배
영국 베팅사이트 유력 후보자 1위 마리즈 콩데, 3위 무라카미 하루키...6위에 고은 시인 올라
ⓒHelix
ⓒHelix

[프롤로그=이민정]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노벨상 시상식이 벌써 3일 차에 접어들었다. 4일(현지시간) 노벨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수상자는 5일 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등 과학 분야에서 먼저 발표된다. 이어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순으로 수상자가 발표된다.

국내의 경우, 유난히 노벨상과 인연이 없는 나라 중 하나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만이 2000년 12월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면서 단 한 개로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에 노벨 화학상 유력 후보자로 기대를 모았던 서울대 현택환 석좌교수의 수상이 아쉽게도 불발됐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현 교수가 개발한) 나노화학 분야는 굉장히 뜨거운 주제이기 때문에 아직 살아있는 후보다”고 전망했다. 

◆ 노벨문학상 '세계 최대규모의 번역 축제'

한편, 오늘(8일) 8시에 발표되는 노벨 문학상의 경우는 선정 과정부터 선발 후보자 명단 등을 비공개하는 것이 원칙으로 더욱 많은 호기심을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에도 다수 유명 작가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로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그동안 노벨 문학상은 여러 측면에서 구설수에 휘말렸다. 특히 유럽권 작가들을 암암리에 밀어주어 수상이 잇따르면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노벨 문학상을 두고 세계 최대규모의 문학상이 아닌 사실상 ‘세계번역문학 대상’이라며 비꼰 바 있다.  

노벨 문학상은 단순히 한 나라에서만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서 독자를 가지고 국제적인 영향을 줘야만 받을 수 있는 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사용자가 많은 언어를 사용하는 작가가 유리하며, 노벨 문학상에 있어서 ‘번역의 중요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실제로 스웨덴 한림원의 심사위원 18명 전원이 모든 언어를 마스터한 인물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 작품을 실질적으로 읽어보려면 번역한 것을 읽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출품작들은 스웨덴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번역이 '반'이다?

그렇게 생각하자면 노벨 문학상의 영광을 얻기 위해서는 작가 본인의 역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작가의 뛰어난 문학적 기예 뿐만 아니라 번역가의 기량과 역량의 조합이 수상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비교적 잘 알려진 예로 1971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파블로 네루다라는 칠레의 시인이 있다. 그가 정치색이 강함에도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품 선정 위원 안에 그의 작품을 번역하고 연구한 사람이 있어 꾸준히 추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규모에서 볼 때 소수 언어로도 볼 수 있는 한국의 경우에는 번역이 타국의 문화에 ‘잘’ 맞게 되어 있어야 하며, 현지 독자들에게 일정 이상의 주목과 공감을 얻어야 한다. 이는 최근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서도 번역의 ‘힘’이 어김없이 드러났다. 

◆ 올해 수상자는 누가될까

해마다 높은 적중률을 보이는 영국 베팅사이트 나이서 오즈(Nicer Odds)에 따르면 현재 유력후보 ▲1위 마리즈 콩데(83), ▲2위 류드밀라 울리츠카야(77), ▲공동 3위 무라카미 하루키(71), 마거릿 애트우드(81), ▲5위 응구기 와 티옹오(83), ▲공동 6위 고은(83), 앤 카슨(70), 하비에르 마리아스(69), ▲9위 옌롄커(62), ▲공동 10위 아니 에르노(80), 찬쉐(67), 코맥 매카시(87), 돈 드릴로(84), 메릴린 로빈슨(77), ▲공동 15위 자메이카 킨케이드(71), 위화(60) 등이다.

공동 6위에 고은 시인이 올랐지만, 번역으로 의미를 살리기 어려운 ‘시’라는 특성상 본래 느낌을 살린 번역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또 2018년 고은 시인이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는 등 그동안 보여준 행실로 인해 평가가 나락으로 떨어져 노벨 문학상에서 한국인 수상자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페미니즘 바람과 함께 여성 작가들의 기세도 무섭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여성 작가는 늘고 있으나 역대 수상자 116명 중 여성은 15명뿐으로 여전히 절대적인 수상자 수는 적다. 그러나 나이서 오즈의 배당률 1위를 차지한 콩데를 포함해 10위 권에 4명이나 포진, 올해 수상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업데이트) 스웨덴 한림원은 8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에 미국 여성 시인 루이스 글뤽(77)을 선정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