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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칵 뒤집힌 ‘북한군 총격·시신 훼손 사건’...김정은 사과로 다시 뒤집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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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칵 뒤집힌 ‘북한군 총격·시신 훼손 사건’...김정은 사과로 다시 뒤집히나
  • 이소야 기자
  • 승인 2020.09.26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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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공무원 피격·시신 훼손 사건으로 정국 들썩
김정은 위원장, 이례적인 직접 사과에 논란 가라앉나

[프롤로그=이소야] 정신없이 뒤집히는 사건의 연속이었다. 북한군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로 훼손했다고 알려지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국내 모든 언론이 술렁였다. 특히 보수 언론과 일부 야당을 중심으로 군 당국과 청와대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실족하여 표류한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서 무참히 살해당하는 순간에 무엇을 했냐는 지적이었다.

◆ 국방부가 피격사살 첩보를 34시간이나 지난 뒤 공식 발표한 까닭

25일 청와대와 국방부의 설명으로는 지난 22일 오후 6시 36분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첫 서면보고를 받았으며, 이는 군 당국이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박이 실종자로 알려진 서해 어업관리단 직원을 발견한 정황을 입수한 지 약 3시간 만이다. 보고 이후 4시간 뒤 당국은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실종자를 사살한 후 시신을 불태웠다는 미확인된 첩보를 입수했다. 이후 23일 오전 1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청와대에서 해당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한 후 오전 8시 반에 이 사항을 문 대통령에게 첫 대면보고를 했다. 미확인된 첩보 입수 후 10시간 만에 보고가 이루어진 셈이다.

문 대통령은 보고 이후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에도 확인하라.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3일 오후 4시 35분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북한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하는 통지문을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이날 저녁 관련 언론 보도가 처음 나왔다. 이에 다음날인 24일 오전 8시에 관계장관회의에서 국방부는 사건 분석 결과를 보고했고, 오전 9시에 이 사실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두 번째 대면보고 이후 문 대통령은 재차 첩보의 신빙성에 관해 확인 후 정부 입장을 정리해서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24일 오전 11시에 국방부는 이번 사건을 공식 발표한다. 피격·시신 훼손 첩보 입수 후 34시간이 지난 후였다.

청와대 측은 첩보 입수 후 34시간이나 걸린 공식 발표에 관해서 미확인된 첩보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히며, “정부가 발표하는데 첩보(내용)만 갖고 발표할 순 없지 않으냐”고 해명했다.

◆ 이미 녹화된 연설인 유엔총회 ‘종전선언’과 연결해서 야권 맹비난

야권과 보수 언론은 이런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23일 오전 1시 26분부터 시작된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의 ‘종전선언’이 늦장 대응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 국민의 실종과 사망 시점까지 청와대가 상황을 인지하며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큼에도 대통령 유엔연설 전까지 철저히 비공개에 부쳤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SNS를 통해 “문 대통령이 그토록 비판하던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국방위 긴급현안보고 자리에서 “세월호 사건 때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느냐며 박근혜 (전)대통령을 공격했는데, 22일 밤 10시 10분에 실종된 공무원이 피살되고 불태워진 것을 확인했는데 왜 이틀 동안 밝히지 않고 있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세에 청와대 측이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화상 연설이 지난 15일에 녹화되어 18일에 유엔으로 발송된 연설이라고 관련성을 부인함과 동시에 연설이 방송 중일 때에는 해당 첩보의 신뢰성을 분석하는 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에 미확인된 첩보만으로 사전에 예정된 유엔 연설을 수정할 수 없었다는 해명에 기세를 잃고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 월북 정황

그럼에도 야권과 보수 언론의 공세는 계속됐다. 군 당국이 실종자인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며 맹비난했다. 오히려 사고를 당한 국민을 정부와 군 당국의 늦장 대응을 감추기 위해 월북을 한 것으로 몰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정보당국이 지난 25일 월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정황 근거(해당 공무원이 입고 있던 비상 조끼, 어업지도선에 벗어놓은 신발, 부유물 등)와 북한 통신 신호를 감청한 첩보 등의 추가 근거를 제시하면서 힘을 잃었다. 오히려 무리한 비난으로 우리 측의 첩보 수단만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유가족 측과 동료들은 월북 징후는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 북한 김정은 위원장 직접 사과

25일 오후 이런 논란이 다시 한번 뒤집혔다. 25일 오후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브리핑에서 북한 측이 보낸 통지문 내용을 전문 공개했다. 북한 통일전선부가 25일 오후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를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고, 이와 관련해서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비루스(바이러스)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서훈 실장은 이 통지문을 북에 공식적으로 요구한 사항에 대해 신속하게 답신을 보내온 것으로 사태 발생 경위에 대한 설명과 우리 국민들에 대한 사과 및 유감 표명, 재발 방지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사과에 정국은 다시 한번 완전히 뒤집어졌다. 청와대 측이 북측에 사건 정황 설명 및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는 소식에 코웃음을 치던 야권과 보수 언론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번 피격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하던 외신들도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를 긴급하고 상세하게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서울발 긴급기사를 통해 북한이 월북자를 쏜 이번 사건에 대해 사죄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북한 지도자가 특정 이슈에 관해 남측에 직접 사과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분단 이래 북한 지도자가 직접 남한에 사과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으며 그나마도 대부분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 수준이지 통일전선부를 통한 공식 통지문에 ‘미안하다’라는 공식 사과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통지문 전문을 공개한 이후에 남북 정상 간의 최근 주고받은 친서 내용에 관해서 관심이 높아지자 문 대통령은 다시 한번 친서 내용을 국민에게 모두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재차 브리핑을 통해 지난 8일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 전문과 12일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전문을 공개했다. 친서 내용에는 코로나19 사태와 최근 연이어 발생한 태풍 피해에 대한 안부와 위로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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