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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性性’에 대한 고정 관념이 주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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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性性’에 대한 고정 관념이 주는 위험
  • 이소야 기자
  • 승인 2020.09.11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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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Hermes Rivera on Unsplash
ⓒPhoto by Hermes Rivera on Unsplash

[프롤로그=이소야] 이전부터 ‘남자답다’, ‘여자답다’라는 표현은 흔히 사용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로 ‘마초’라는 단어가 광고에 등장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남자다움’, ‘여자다움’ 등의 표현이 주는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표현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는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현대사회의 거의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2018년부터 국내에 불어닥친 미투(Me Too) 운동은 사실 2017년부터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회현상이었다.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일들이 실상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 ‘남자답다’로 대표되는 남성성에 대한 고정관념

최근 ‘진짜 남자’로 대표되는 남성적 고정관념이 '폭력성'과 '자살 충동'과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피츠버그의 UPMC 어린이 병원 연구원들은 남성성에 대한 엄격하고 동성애 혐오를 가진 남성일수록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좀 더 폭력적이며 우울증이나 자살 가능성도 2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맨 박스(Man Box) 규모라고 부르는 ‘남자다움’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는 방법을 구상하여 이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맨 박스는 1980년대 오클랜드 맨즈 프로젝트(Men’s Project)의 폴 키벨(Paul Kivel)과 동료들이 개발한 “Act Like a Man Box” 활동으로 ‘사회가 어떻게 남성들의 행동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가’에 대해 토론하는 활동이다. 여기서 “맨 박스”는 ‘제대로 된 남자가 가져야 할 엄격한 생각’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피츠버그 공중보건 대학원의 로버트 콜터 박사는 “지난 몇 년 동안 미디어에서 유해한 남성성을 언급해왔지만, 실제로 이를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방법이 없었다”라고 밝히면서 이번 연구를 위해 작성된 설문 조사에 대해 소개했다. 해당 설문 조사는 성별에 따른 역할 구분과 타인에 대한 통제 및 지배, 과도한 성생활, 자만, 동성애 등에 대한 '남성의 의식'에 대해 평가한다. 총 15개 문항을 ‘매우 동의하지 않음’에서부터 ‘매우 동의함’까지 총 4가지 단계로 응답한다.

연구팀은 설문 조사의 ‘맨 박스’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성희롱이나 언어적, 온라인상 또는 신체적 괴롭힘에 관여할 확률이 최대 5배 이상 높은 것을 발견했다. 또한 ‘맨 박스’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남성은 우울증 경험과 자살 충동을 느낄 가능성도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2배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서 연구진은 더욱 효율적인 설문 조사를 위해서 총 15개 문항 중에서 폭력성 및 정신 건강 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5가지 항목만을 간추려서 짧은 설문 조사를 만들었다. 해당 설문 조사 문항은 다음과 같다.

  1. 남성은 집안일을 할 필요가 없다.
  2. 남성은 필요한 경우, 존경을 받기 위해서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 
  3. 진정한 남성은 가능한 한 많은 성(Sex)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4. 자신의 불안과 공포 등의 문제에 관해 자주 말을 하는 남자는 존경받아서는 안 된다.
  5. 동성애를 하는 남성은 ‘진정한 남성’이 아니다.

콜터 박사는 위의 5가지 항목 중 4개 이상의 문항에 동의하는 사람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남성들에게 ‘남자는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한다’는 개념을 가용한다면 그것은 남성의 정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전통적인 남성상' 변화해야 하는 시점

한국의 전통적인 남성상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 많다. 옛 어른들은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거나 설거지만 하더라도 ‘남자가 그러면 안 된다’라고 불같이 호통을 치곤 했었고, 집안 폭력 문제를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곤 했다. 또 남성의 불륜을 당연시하거나 남성이 울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여태까지 허용해 왔었던 '남성상'은 사실 남성의 정신 건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었다. 오히려 해로웠다. 향후 우리 사회의 건강함을 위해서라도 남자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고 남녀평등과 더 건강한 남성성을 발전 시켜 나갈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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