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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게임 수수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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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게임 수수료 전쟁
  • 이소야 기자
  • 승인 2020.08.24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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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나이트 운영사 '에픽게임즈'가 쏘아올린 공, 애플·구글의 반격
불합리한 수수료를 개선하고자 하는 게임사, 과연 사용자나 개발자에게는 공정할까
ⓒPhoto by Vlad Gorshkov on Unsplash
ⓒPhoto by Vlad Gorshkov on Unsplash

[프롤로그=이소야] 아이폰과 맥북으로 유명한 '애플(Apple)' 사는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과 컴퓨터 시장을 주도하며 갑의 위치에 올랐지만, 한때는 미국 글로벌 컴퓨터 제조사인 'IBM'에 밀려 을의 위치에서 고전을 겪은 적이 있다.

그만큼 당시 IBM은 애플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컴퓨터 업계의 최강자 중 하나였다. IBM이 기업용 컴퓨터 시장을 제패하고 퍼스널 컴퓨터 시장에 진입했을 때, 애플은 허세 가득한 모습으로 컴퓨터 업계 최강자를 반겼지만 실제로는 코너에 몰릴 대로 몰린 상황이었다. 이를 타개하고자 그 당시 故 스티브 잡스는 그 유명한 광고 ’1984’를 만들어냈다. 

조지 오웰의 동명 소설을 모티브로 한 이 광고를 통해 애플은 IBM이 만들어내는 컴퓨터의 독재를 깨뜨리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 광고로 그 당시 IBM보다 미비했던 애플의 인지도는 급상승했다. 그로부터 36년이 지난 지금은 애플은 컴퓨터를 넘어 IT 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한 가지 재미난 것은 IBM의 ‘독재’를 무너뜨리겠다는 메시지를 줬던 광고를 패러디한 광고가 올해 다시금 등장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패러디 광고 속 IBM의 자리에 이제는 애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 포트나이트, "30%는 너무 많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쓴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의 운영사 에픽게임즈(Epic Games)는 애플에 지급하는 30% 수수료가 너무 많다고 반발하며 ‘1984’를 패러디한 애니메이션 광고 ‘Nineteen Eighty-Fortnite #FreeFortnite’을 공개했다. 에픽게임즈는 업계에 독과적인 형태를 조성한 애플·구글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는 자신들의 플랫폼에 입점한 앱들은 자사의 결제 시스템을 따르도록 강제하고 있다. 문제는 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해당 앱들은 '30%의 수수료'를 애플이나 구글에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게임사는 이러한 규정에 반발하고 있으나,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를 통하지 않을 경우 앱의 유통 및 판매가 어려운 점을 들어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르고 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에픽게임즈는 자사의 인기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통해서 불합리한 수수료 정책에 대항했다. 패러디 광고를 공개하기에 앞서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서 앱스토어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새 결제 메커니즘인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출시했다.

그러나 곧이어 이러한 정책은 바로 애플과 구글의 반대에 부딪혔고,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게임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삭제되었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바로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하면서 패러디 광고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애플도 바로 반격에 나서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계정까지도 8월 28일 삭제한다고 에픽게임즈에 통보한 상태이다.

◇ '소유의 자유'를 잃은 온라인 서비스와 D2C 게임 시대의 사용자

'30% 수수료 전쟁'은 사실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뇌관이었다. 게임사는 자신들의 게임으로 얻는 수익이 더욱 늘어나길 원하고, 플랫폼사 또한 자신들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발생되는 수익 중 일부를 얻는 것이 당연하다. 여태까지는 플랫폼사의 권력이 더 컸기 때문에 불만이 쌓여도 폭발하지는 않았었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게임이 등장하면서 게임사의 권력도 무시못할 수준이 되면서 불만과 잡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많은 이들은 이들의 수수료 전쟁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게임사와 플랫폼사 간의 이러한 수수료 전쟁은 온라인 서비스 게임과 D2C(Direct To Consumer) 게임의 사용자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에픽게임즈는 사용자들에게 포트나이트를 구해달라는 뜻의  ‘#FreeFortnite’ 라는 메시지 확대를 요청하면서 이는 사용자에게 더욱 저렴하게 게임 및 아이템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게임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계정을 파는 것에 불과한 요즘 시대의 사용자에게는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다.

실제로 게임사는 더 많은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기존의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디지털 판매 또는 구독 형태(GaaS, Games as a Service)로 게임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기를 원한다. 이에 기존의 게임을 소유한다는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꿔서 ‘게임을 한다’라는 행위를 게임을 통째로 다운로드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서버에 있는 데이터에 액세스하는 것으로 대체시켰다.

◇ 과연 게임의 실제 사용자에게 공정하고 좋은 일일까

게임 유통 방식은 모바일 세상에서 언제 어디에서나 온라인만 연결되어 있으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했다. 그러너 동시에 사용자의 ‘소유의 자유’를 앗아가 버렸다. 이전에는 게임패키지를 구매하면서 해당 게임 소프트웨어의 소유권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제는 이러한 소유권 개념은 사라지고 하나의 계정을 통해서 게임을 했던 기록만이 남게 되었다.

즉, 게임 소프트웨어의 소유권을 가질 경우, 해당 게임의 운영사가 폐업하거나 게임 운영에 문제가 생겨 더는 운영을 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즐길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대로 사라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고리타분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도 이미 비슷한 사례를 겪었으며 최근에도 이슈가 된 바 있다. '싸이월드'라는 추억의 서비스를 통해서 말이다.

◇ 빠른 게임 콘텐츠의 소비 속 갈아지는 개발자

게임패키지가 사라지면서 게임 콘텐츠의 소비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 중 하나다.

해외에서 한국 게이머에 관해 이야기 할 때 ‘너무 빠른 게임 콘텐츠 소비’를 손에 꼽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게임 출시 이후 두 달 동안 소비될 것으로 예상한 콘텐츠가 한국에서는 일주일도 못 갔다는 이야기는 우스갯소리로 회자되었다. 농담처럼 들리는 이 이야기는 게임사와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는 이들에게는 전혀 우스운 소리가 아니다.

게임 콘텐츠의 소비가 빨라질수록 사용자들이 질리지 않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쉴 새 없이 만들어 내야 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빅히트를 한 게임이라는 더더욱 그렇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한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겨줬지만, 개발하는 직원들에게는 엄청난 일과 과제를 안겨줬다.

작년 게임 개발자 회의(GDC, Game Developers Conference)에서 발표된 4,000명의 게임 개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44%) 게임 개발자들이 평균 주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주 60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이들도 3%나 점했다. 놀라운 점은 이들 중 상당수(33%)는 스스로가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압박감을 느낀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 모두에게 공정한 게임 시장의 길을 찾아

자신의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게임에 30%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애플·구글과 온라인 유통을 통해서 게임 유통을 쉽게 하고 더 많은 이익익을 얻고 있는 에픽게임즈와 같은 게임사, 그리고 게임을 소비하는 사용자와  게임을 만들어 내는 개발자 모두에게 공정한 게임 시장의 길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수수료 전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게임 시장을 유지하는 4개의 축(유통사, 게임사, 사용자, 개발자) 모두에게 조금씩 더 공정한 ‘룰’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누군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불공정한 시스템 속에서 게임이 괴물처럼 자라게 될지 모른다.

이번의 수수료 전쟁을 통해서 향후 유통을 담당하는 플랫폼사와 게임을 운영하는 게임사간의 수익 다툼에서 벗어나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와 게임을 만들어내는 개발자 모두가 희생을 강요받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찾아야만 한다. 게임 시장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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