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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Hollywood) 극장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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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Hollywood) 극장의 위기
  • 이소야 기자
  • 승인 2020.08.14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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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C, 유니버설 픽쳐스와 홀드백 기간을 단축하는 계약
코로나19로 인한 극장 폐쇄로 자금난↑
ⓒPhoto by Vincentas Liskauskas on Unsplash
ⓒPhoto by Vincentas Liskauskas on Unsplash

[프롤로그=이소야] 지난달 미국 최대의 영화관 체인인 'AMC'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스튜디오인 '유니버설 픽쳐스'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유니버설 픽쳐스의 영화를 영화관 개봉 이후 3주 이후부터 프리미엄 VOD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영화·극장체인 산업 전반에 큰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AMC는 앞서 지난봄에 유니버설 픽쳐스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팬데믹으로 인해 <트롤: 월드 투어>를 영화관 개봉과 동시에 OTT에서 공개하기로 한 이후에 유니버설 픽쳐스의 영화 상영을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 코로나19로 뒤바뀐 제작사·극장주 간의 역학관계

기존에는 신작 영화의 경우, 상영관 개봉 이후 3개월이 지나기 전까지는 VOD 공개를 할 수 없었다. 이런 홀드백(Hold Back) 기간(극장 독점 상영 기간)은 영화 산업에서 제작사와 극장주 간의 역학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이었다.

극장주의 입장에서는 관객들이 극장이 아닌 집에서 새로운 영화를 빨리 볼 수 있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럴수록 관객들이 더는 극장을 찾지 않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자신의 상품(영화)을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고 싶어 했다.

이러한 상반된 이해관계 속에서 그동안 수많은 제작사들이 영화의 개봉 이후 VOD 공개까지의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제작사와 극장주의 역학관계 상 제작사는 극장주에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양보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이러한 역학관계가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장 큰 원인은 '극장 폐쇄'에 있었다. 미국에서만 약 90%에 가까운 극장이 폐쇄 상태를 유지했다. 문제는 언제 극장이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다시 극장을 연다고 하더라도 관객들이 영화관에 가는 것을 안전하다고 느끼게 될지도 미지수라는 점이다. 이런 까닭에 극장을 소유한 업체들의 자금 사정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극장 체인 업체인 AMC도 자금 유동성에 대한 우려에 한때 파산 신청까지 고려했을 정도다.

◇ AMC의 백기 투항이 주는 의미

AMC가 유니버설 픽쳐스와 체결한 계약으로 유니버설 픽쳐스의 작품들은 홀드백 기간을 기존 90일에서 17일까지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인해 영화 유통의 주도권이 극장에서 제작사와 OTT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의견이 나왔다.

물론 AMC로서는 홀드백 기간을 축소하는 대신에 OTT와 같은 다른 유통채널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일부를 가져오는 이번 계약이 상당한 이득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미 넷플릭스와 같은 OTT 업체들이 자체 제작 콘텐츠(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관객들을 잃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사실상 ‘백기 투항’ 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AMC에 이어 미국 내 2위 업체인 리갈 시네마 측은 이번 AMC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리갈 시네마를 운영 중인 씨네월드의 무키 그리딩거 CEO는 “AMC의 결정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씨네월드와 리갈은 기존 홀드백 원칙(90일간 독점 상영)을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를 지배해 온 파라마운트 동의 법령(The Paramount Consent Decrees)의 붕괴

한편, 지난 7일 뉴욕 연방 판사에 의해 지난 1948년부터 할리우드를 지배해왔던 파라마운트 동의 법령에 대한 효력이 종료됐다. 파라마운트 동의 법령(The Paramount Consent Decrees)은 1940년대 후반에 미국 정부가 영화 제작사에 대해 대규모 반독점 조치를 추진하면서 발효되었다.

당시 할리우드는 영화 제작사가 전국적인 극장 체인을 소유하는 형태였다. 이에 미국 대법원이 1948년에 미국 정부 대 파라마운트 픽쳐스와의 소송에서 영화 제작사들이 극장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결정하면서 최근까지도 영화 제작사들은 극장을 소유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반독점 규제에 대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미국 지방 법원 판사 아널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는 이러한 정부의 주장에 동의했다. 토레스 판사는 이미 시장은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가 만연해 있으며, 영화 배급사들이 더는 극장 상영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 거대 스트리밍 업체들이 극장을 소유하게 될까

그렇다면 거대 스트리밍 업체들이 극장을 소유하는 기회가 열린 것일까. 실제로 아마존(Amazon)이나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거대 스트리밍 업체들에게 전국적인 극장 체인을 소유하게 되는 것은 그리 크게 비싼 것은 아닐 것이다.

한 예로 미국 최대 극장 체인 업체인 AMC의 시가 총액은 고작 4억 8,9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실제로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아마존이 AMC를 주시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다. 또 몇 년 전에는 OTT 업계 최강자인 넷플릭스가 극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다.

거대 스트리밍 업체가 극장 체인들을 인수할 경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극장들의 숨통을 트여줄 수 있을 거라는 주장도 있다. 대도시에서는 6개월이 넘도록 극장 폐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극장들이 경영난을 못 버티고 파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거대 스트리밍 업체들이 극장을 인수하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극장이 유지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움직임에 반발하는 이들이 많다. 독립 극장 소유주들은 이번 결정에 관해 법원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들은 “(거대 스트리밍과 같은 IT 기업이)극장을 소유하게 될 경우 독립 극장들은 거대 배급사, 거대 제작사, 거대 스트리밍 업체에 약탈될 것이다” 라고 우려했다. 토레스 판사도 파라마운트 동의 법령을 종료하면서도 그것이 반독점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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