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7-04 09:12 (토)
어쩌다 한국은 북한의 ‘적(敵)’이 되었나
상태바
어쩌다 한국은 북한의 ‘적(敵)’이 되었나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0.06.16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원인,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국경 폐쇄 조치...북한내 경제 타격이 원인?
문재인 대통령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메시지 “남북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Pixabay
ⓒPixabay

[프롤로그=이민정] 남북관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이 오늘(16일) 오후 2시 49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에 문을 연 연락사무소가 개소 19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건물 폭파를 예고한 지 사흘 만에 속전속결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지난 9일 북한은 남북 군 당국 간의 핫라인(직통전화)를 포함한 한국과의 공식적인 통신연락망을 모두 차단했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한국을 ‘적’으로 간주한 것이다. 급작스럽게 태도를 변화한 북한, 한국에 대해 도발적인 태도로 돌아가게 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북한,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국경 폐쇄 조치...북한내 경제 타격이 원인?

이러한 사태를 두고 뉴스위크는 15일 보도를 통해 ‘이번 한국에 도발적인 행동은 북한이 교묘한 신전략으로 치고 나온 것은 아니다’며 ‘이제까지 유효했던 오래된 수법으로 돌아간 것뿐’이라고 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9년 ‘신년사’에서도 미국이 압력을 계속 유지할 경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함께 모색하기는 어렵다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문재인 정권을 격렬하게 비판하기 시작한 것은 한미 양국에서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클래식한 수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북한의 경제가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는 사정이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코로나19의 감염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하는 등 빠르게 강한 조치를 취했다. 아직까지 북한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직 1명도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북한과 중국의 국경 부근에서 감염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북한의 경제는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세관당국의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과 2월 중국과 북한의 무역총액은 전년도보다 30% 감소했으며, 3월과 4월은 각각 전년도에 비해 90% 라는 정보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렇듯 현재 북한이 곤경에 처해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은 자신들만의 외교 수법을 동원함으로써 어려운 여건을 타개하려는 것이다.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 배경의 숨은 의도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그동안 미국을 상대로 모종의 소모전을 벌여왔다. 발언을 여러번 뒤집으며 모호한 약속으로 일관함으로써 미국과의 외교에서 주도권을 빼앗아 왔다.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취하는 밑바탕에는 자원, 생존, 안정 등에 대한 욕구가 존재한다. 한미 양국의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판단할 때 상대방의 화려한 행동과 거창한 말에만 집중하지 말고, 진정한 의도를 가늠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메시지 “남북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당국자들이 대북 전단 등을 문제 삼아 남북관계를 냉각시키는 비난 발언을 이어가며, 16일 오후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사라지게 되었다. 이에 대해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해 청와대에서 열린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사태에 의견을 표명했다. 

15일 연합뉴스에 의하면 문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무거운 마음으로 맞게 됐다"며 "상황이 엄중할수록 6·15 정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6·15 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때로는 정권변동에 따라 우리의 대북정책이 일관성을 잃거나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등 외부요인에 흔들렸다"고 언급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과 4·27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을 말하며 “남북 모두 충실히 이행해야 할 엄숙한 약속"이라며 "어떤 정세 변화에도 흔들려서는 안 될 확고한 원칙이다. 합의이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이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대결의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며 "협력으로 풀어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수석보좌관회의 모두 발언 전문(2020-06-15/청와대)

수도권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 감염이 꼬리를 물고 있어 안타깝고 걱정됩니다. 그런 가운데 아직 학교 내에 감염 사례가 없고, 등교 수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다행입니다. 선생님들이 의료진처럼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학생들이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준 덕분입니다. 

가장 중요한 학교 방역에 협조해 주신 모든 분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더운 날씨로 일선 의료진과 방역 요원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피로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합니다. 특히 선별진료소의 운영시간을 조정하고, 냉방기 설치를 신속히 지원하는 등 현장 요원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챙겨 주기 바랍니다. 

최근 수도권 지역의 집단 감염이 청년층에서 시작해서 노년층으로 확산되는 것도 우려되는 양상입니다. 치명률이 높은노년층의 안전을 위해 노인시설에 대한 각별한 관리와 함께 병실도 충분히 확보해 선제적으로 대비해 주기 바랍니다. 

질병관리청 승격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랍니다. 국회에서 통과되는 대로 조직 개편과 인력 충원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충분한 사전 준비를 당부합니다. 감염병연구센터를 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하고, 국립보건연구원의 기능강화로 전문성을 높이면서 지역별 대응 체계를 갖추는 데에도 차질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방역이 곧 경제임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IMF에 이어 OECD도 올해 세계적인 경제성장의 후퇴 속에 한국이 OECD 국가들 가운데 예외적이라고 할 정도로 성장의 후퇴가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부의 확장 재정을 통한 강력한 경제회복 조치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무엇보다도 K-방역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가장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이처럼 방역 성공이 곧 경제 회복의 지름길입니다. 방역수칙의 철저한 준수는 생명을 지키는 길일 뿐 아니라 경제를 살리는 길입니다. 국민들께서 방역의 주체이자 경제의 주체로서 생활방역의 성공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내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무거운 마음으로 맞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에 난관이 조성되고 상황이 엄중할수록우리는 6.15 선언의 정신과 성과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과 북의 정상이 6.25전쟁 발발 50년만에 처음으로 마주앉아 회담한 것은 실로 역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남북 사이에 이미 1972년의 7.4 남북공동성명과 1992년의 남북기본합의서가 있었지만 두 정상이 직접 만나 대화함으로써 비로소 실질적인 남북 협력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산가족들이 상봉했고, 남북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었으며,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고, 개성공단이 가동되었습니다. 평화가 커졌고, 평화가 경제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6.15선언 이후에도 남북관계는 일직선으로 발전해가지 못했습니다. 때로는 단절되고, 심지어 후퇴하거나 파탄을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정권의 변동에 따라 우리의 대북 정책이 일관성을 잃기도 하고,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요동치기도 했으며 남북관계가 외부 요인에 흔들리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북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합니다. 구불구불 흐르더라도 끝내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남과 북은 낙관적 신념을 가지고 민족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길로 더디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합니다. 오랜 단절과 전쟁의 위기까지 어렵게 넘어선 지금의 남북관계를 또 다시 멈춰서는 안 됩니다.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8천 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은 남과 북 모두가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엄숙한 약속입니다. 어떠한 정세 변화에도 흔들려서는 안 될 확고한 원칙입니다. 우리 정부는 합의 이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어렵게 이룬 지금까지의 성과를 지키고 키워나갈 것입니다. 북한도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의 대결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됩니다. 남과 북이 직면한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기를 바랍니다. 

나는 한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과 노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기대만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 또한 아쉬움이 매우 큽니다. 

남과 북이 함께 돌파구를 찾아 나설 때가 되었습니다. 더는 여건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는 시간까지 왔습니다. 한반도운명의 주인답게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국제 사회의 동의를 얻어가는 노력도 꾸준히 하겠습니다. 북한도 대화의 문을 열고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기를 기대합니다. 

평화와 통일은 온 겨레의 숙원이며 우리의 헌법 정신입니다. 이에 따라 역대 정부는 남북 간의 중요한 합의들을 이루어왔습니다. 박정희 정부의 7.4 남북공동성명과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정부의 분단 이후 첫 정상회담과 6.15 남북공동선언, 노무현 정부의 10.4 공동선언으로 이어졌고, 우리 정부의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러한 합의들은 남북관계 발전의 소중한 결실입니다. 

정권과 지도자가 바뀌어도 존중되고 지켜져야 하는 남북 공동의 자산입니다. 한반도 문제와 남북문제 해결의 열쇠도 여기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와 같은 합의들이 국회에서 비준되고 정권에 따라 부침 없이 연속성을 가졌다면 남북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발전되었을 것입니다. 21대 국회에서는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를 위해 나아가서는 평화 경제의 실현을 위해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정부는 대화 국면의 지속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언제든지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격랑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엄중한 시기일수록 국회도 국민들께서도 단합으로 정부에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