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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슬의생'을 통해 본 '장기기증' 예우 인식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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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슬의생'을 통해 본 '장기기증' 예우 인식 문제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0.06.10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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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대기자 평균 1,182일 대기…하루 3.9명 이식 기다리다 사망
장기기증자 '금전지급 논란', 사회적인 예우와 간접적인 보상제도 등 확립할 필요있어
ⓒDOKT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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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이민정] 최근 성황리에 끝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주인공 직업의 특성 때문인지 ‘장기이식’에 대한 소재가 빈번하게 다뤄졌다. 그러나 장기기증을 한 이후에 대한 이야기는 가족들이 잠시 슬퍼하는 모습을 비추고는 그것으로 정리하여 제대로 다뤄지진 않았다.

장기기증자의 ‘예우’와 관련한 문제는 이전부터 꾸준히 논란이 되어왔다. 드라마 속 내용과는 다르게 장기기증자에 대한 예우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몇 년 전 장기기증자 유가족에 대한 예우가 소홀하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람들의 분노를 산 적이 있다. 이 일을 계기로 사람들은 장기기증과 그에 따른 예우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장기기증자에 대한 예우가 나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장기기증에 대해 무관심하며, 이런 부정적인 사례를 접한 사람들은 장기기증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불신을 갖게 되었다.

◇장기이식 대기자 평균 1,182일 대기…하루 3.9명 이식 기다리다 사망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공개한 장기이식 대기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 환자는 2015년 2만7444명, 2016년 3만286명, 2017년 3만 4,187명, 2018년 3만 7,217명, 2019년(8월말 기준) 3만9,301명에 달했다.

ⓒ더불어 민주당 기동민 의원 홈페이지
ⓒ더불어 민주당 기동민 의원 홈페이지

하지만 기증자는 2015년 2,569명, 2016년 2,866명, 2017년 2,897명, 2018년 3,396명, 2019년(8월말) 2,790명 등으로 집계됐다. 장기이식 대기자 규모가 4만 명에 임박한 가운데, 실제 기증은 전체 대기자의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또한 이식 대기 중 사망자는 2015년 1,224명, 2016년 1,321명, 2017년 1,611명, 2018년 1,910명, 2019년(8월 말) 811명으로 집계됐다.

◇해외의 장기기증제도

이처럼 장기기증을 하는 데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국내와 달리, 해외의 장기기증제도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모든 성인을 잠재적인 장기기증자로 보는 'Max and Keira’s law'라는 신규 법안이 2020년 5월 20일 자로 효력이 발행됨에 따라, 모든 영국의 성인은 사망과 동시에 장기기증자가 된다. 단, 가족의 반대나 개인적으로 거절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제외된다.

프랑스에서도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은 모든 사망자를 장기 기증자로 간주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러시아에서는 의사가 가족의 동의 없이 사망자의 장기를 적출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장기기증 '금전 지급' 논란

장기기증은 ‘무상(無償)’과 ‘선의(善義)’를 원칙으로 한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장기가 금전적 사례 없이 자유롭게 기증되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선 장례비나 위로비 명목으로 '금전'을 지급하는 유일한 나라로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다.

금전적 보상보다는 사회적인 예우와 간접적인 보상제도 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여론이었으며, 이에 복지부는 장기적으로 장례비를 지원하는 것을 폐지하고 정부가 장례지원 서비스를 지원하고 추모공원 설립하는 등 예우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 장기관리 센터에서는 장기기증의 예우 표준 가이드에 따라 장기기증자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식장까지 이동해주고 있다. 또한 시설에 따라 기증자의 뜻을 기리는 온라인 추모관을 운영하는 곳도 있으며, 유족 관리 서비스 등 예우를 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의 조원현 원장은 "아직도 장기기증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편견으로 인해 기증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기증율이) 줄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하면서 "긍정적인 보도로 기증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기증자와 유가족, 의료진, 대기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제작해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소셜 미디어 유튜브(Youtube) ‘하늘나라 TV(기증자 가족의 이야기)’ 채널을 오픈해, 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일반인들이 간접적으로 알 수 있도록 기증 현장을 포함한 기증의 과정이 담긴 통합 플랫폼 채널을 오픈했다.

◇장기기증 신청 방법

현재 장기기증은 크게 ▲뇌사 시 장기기증(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뇌의 기능이 완전히 소실되어 회복될 가능성이 없을 때는 심장, 폐(2), 간, 췌장, 신장(2), 소장 등 8개의 장기를 기증할 수 있고, 이를 이식하여 많으면 8명의 장기기능 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할 수 있다), ▲생존 시 장기기증(신장, 간의 일부, 폐나 췌장의 일부가 기증 가능하다), ▲순환정지 시 장기 기증(신장이나 간 등 일부 장기를 기증할 수도 있으나 국내에서는 뇌사판정 중인 경우에만 가능하다)로 나누어진다.

성인의 경우에는 살아있는 사람이 장기기증에 동의할 경우에 가능하며 또한 장기기증 대상자에게 해를 입힐 목적으로 하는 경우나 혹은 자신이 중대한 병에 걸렸을 경우는 장기기증을 금한다. 또한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했으나, 보건복지부령 제660호에 따라 2019년 7월 16일부터 법률이 일부 개정되어 16세 이상이라면 보호자 동의 없이도 희망자 신청이 가능하게 되었다.

기증을 희망하는 사람은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 또는 장기이식등록기관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도 신청 가능하며, 기능 신청이 완료되면 등록증이 발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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