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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죽으면 ‘복제동물’로 위로받는 세상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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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죽으면 ‘복제동물’로 위로받는 세상의 도래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0.05.0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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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려동물 복제 판매 성행
애완견 38만 위안, 고양이 25만 위안 의뢰 증가↑
성장하는 동물 복제 시장... 복제의 정당성과 윤리성에 대한 고민 필요
ⓒPhoto by Heather Miller on Unsplash
ⓒPhoto by Heather Miller on Unsplash

[프롤로그=이민정]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을 죽게 되면 반려동물의 주인은 굉장히 큰 슬픔에 잠긴다. 심할 경우 '펫로스 증후군(반려동물이 죽은 뒤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감)'에 상담치료를 받는 이들의 수도 적지 않다. 

'반려동물을 잃은 이들을 위해 키우던 반려동물의 복제를 만들어서 판매한다' 

이런 영화나 소설과 같은 상업적 동물 복제 서비스가 중국에서 성행하고 있다. 동물 복제는 연구용으로만 활용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상은 반려동물로 기르기 위해 동물 복제를 의뢰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 반려동물 복제, 대중화 서비스의 시작

지난달 20일 니시니혼신문(西日本新聞)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 북경의 벤처기업이 2018년부터 대중화를 목표로 반려동물 복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비용이 마리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액에도 불구하고 의뢰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복제기술의 상업적 이용에 전문가들은 '생명의 존엄을 위협한다'며 규제를 주장하는 반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해당 기업 측은 "복제동물은 원래의 반려동물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반려동물을 잃은 이들을 감정적으로 지탱해준다"고 주장하며 "애완동물을 잃은 이들의 60% 이상이 심리적인 병을 앓고 있다는 조사가 있다. 복제기술을 활용하여 반려인들의 펫로스 상태를 개선하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17년 말부터 반려동물 복제 사업에 착수하여 18년 7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복제 애완견을 만들기 시작했다. 작년 7월부터는 복제 애완묘도 만들고 있다. 비용은 개가 38만 위안(한화 약 6500만원), 고양이가 25만 위안(한화 약 4300만원)으로 작년 말까지 개 46마리, 고양이 4마리를 복제시켜왔다. 

◆ 1996년 복제 양 '돌리' 탄생 이후...복제까지 6~10개월 소요

1996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복제 양 '돌리'가 태어난 이래 1999년 국내에서는 복제 소 '영롱이'가 태어났다. 이 후 복제 돼지, 복제 개 등 다양한 복제 동물이 태어났으며 동물 복제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동물 복제를 이용하여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종을 복원시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복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개와 고양이의 피부 등에서 체세포를 채취한다. 체세포는 동물 사후 1주간 이내에는 채취해야 한다. 이후 체세포에서 추출한 DNA를 난자에 넣어 대리모 개 또는 고양이의 자궁에 이식한다. 복제 완료까지는 수주부터 6~10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에도 반려견 복제 사업화에 성공한 곳이 있다. 바로 황우석 박사가 이끄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으로,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약 700여 마리의 반려견 복제에 성공했으며 반려동물 복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번 복제에 10만 달러(약 1억 2천만원)의 고액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등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 등 동물 복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지만 중국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점'을 자신들의 강점으로 언급하고 있다.

◆ 간과할 수 없는 윤리적 문제

동물의 체세포 복제에 아무런 윤리적인 문제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체세포 복제는 체세포를 제공한 개의 유전형질만이 담기기 때문에 난자를 제공하는 개는 상관하지 않으며, 수정 후 대리모로 쓸 개도 아무 개나 사용해도 상관없다. 난자를 제공하는 개(난자 공여견)와 대리모가 되는 개(대리모견)가 복제 과정에서 학대를 받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복제 '성공률'의 따른 문제인데, 대리모견이 복제 실패로 인해서 유산하는 경우가 대단히 높다. 중국의 업체의 경우에도 '무사하게 태어나는 것이 30%의 확률'이라고 인정했으며, 실패를 대비하여 여러 마리의 대리모견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복제 개 1마리를 만드는데에 있어, 많은 수의 암컷 개를 학대하고 있는 것이 실태이다. 그러다 보니, '개농장'의 개들을 난자 공여견과 대리모견로 활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랑하는 반려견을 복제하기 위해 이러한 '개농장'의 개들이 이용되는 현실은 분명 바람직해 보이지 않다.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현실에서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또한, 복제동물의 보급에 의해 애완동물의 생명 경시 풍조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남는다. 그리고 복제기술에 대한 저항감이 점차 흐려져, 인간에게도 시험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확대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중국을 포함한 각 국은 복제인간의 제작을 법률 등에서 금지하고 있지만 복제동물은 명확하게 규제하고 있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국제적인 룰의 필요성이 지적받고 있지만, 동물의 생명과 사람과의 연결점에 대해서 문화·종교면에서 각 국의 입장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거의 진행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복제를 고려하기에 앞서, 동물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동물실험 윤리를 지키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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