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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집 밖으로 나간 고양이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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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집 밖으로 나간 고양이 어디로 갔을까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0.03.27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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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국 900마리 넘는 집 고양이를 GPS로 추적
대부분의 고양이 ‘집 근처 배회’
전문가들, 야생동물을 습격・교통 사고 우려 지적
출처-Photo by Timothy Meinberg on Unsplash
출처-Photo by Timothy Meinberg on Unsplash

[프롤로그=이민정] 집 밖으로 나간 고양이가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불특정다묘를 대상으로 하는 매핑 프로젝트 ‘고양이 추적기(캣 트래커)’의 목표는 심플했다. 애완묘가 집 밖으로 나가면 어디에 가는 것인지 조사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애완묘에게 GPS가 장착된 목걸이를 착용시켜 행선지와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고양이가 집 근처를 어슬렁 거리거나 혹은 나들이 가는 모습을 조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해서 얻은 데이터가 고양이의 행동에 대해서 새로운 발견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고양이가 포식하고 있는 야생동물의 보호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에도 전문가들은 직접 발로 뛰어 추적하던가 고양이의 목걸이에 무선 송신기를 붙이는 등의 방법으로 이 수수께끼에 도전해왔다. 하지만 이번 고양이 추적 프로젝트는 그 규모면에서부터 우수했다. 전세계 6개국에서 900마리가 넘는 고양이에 GPS장치를 1주간 장착시켜 그들이 어디에 가고 얼만큼의 넓은 범위로 움직이고 있는지 조사한 것이다.


◇ 고양이는 집근처를 좋아해
‘고양이 추적기’프로젝트가 시작된지 6년이 지났다. 드디어 그 결과가 2020년 3월 11일 학술지 ‘Animal Conservation’에 발표되었다고 지난 17일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보도했다. 조사에 의해 명확해진 것은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집 근처를 가장 좋아한다는 점이다.

사실 고양이는 게으르고 자고 누워있는 것만으로 하루 시간의 90%이상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 밖으로 나오게 되면 어슬렁어슬렁 산책을 시작한다. 논문의 대표 저자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자연 과학 박물관의 롤랜드 케이즈씨는 “고양이가 생각보다 좁은 범위에서만 움직인다는 점에 놀랐다”며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모든 시간을 자택의 정원에서 100m 이내에서 지냈다”고 말했다.

◇ 기본적으로 ‘게으름뱅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시에 사는 장모종의 푸른 눈을 한 1살 고양이 캣니스 에버딘은 조사에 참가한 고양이 가운데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행동을 보였다. 캣니스는 다른 많은 고양이와 동일하게 대부분의 시간을 집과 집 뒷편에 있는 숲속에서 보냈다. 한편 옆집의 아파트를 몇 번이나 방문하거나 집 앞에 있는 2차선 도로도 3회에 걸쳐 건너는 모습도 보였다. 140m정도 떨어진 주차장까지 걸어간 것도 1회 정도 있었다. 목걸이에 부착된 GPS장치가 3분마다 기록한 위치정보에서 그녀의 행동범위가 약 1.6헥타르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출처-Photograph by HEIDY KIKILLUS
출처-Photograph by HEIDY KIKILLUS

사실 캣니스의 행동범위는 대부분의 고양이보다 조금 넓은 편이다. 과반수 이상의 고양이는 약 1헥타르 이내의 행동범위에서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모든 고양이가 게으름뱅이였던 것은 아니다. 조사에 참가한 애완묘 중, 전체 7%는 10헥타르 이상의 범위를 움직였으며 아주 넓은 행동반경으로 움직인 개체도 몇 마리 있었다. 최고기록 보유자는 뉴질랜드 웰링턴 근교에 사는 젊은 메스 페니다. 그녀는 집 뒷편에 있는 언덕을 돌아다니며 무려 860헥타르 행동범위를 갖었다.

페니 외에 우수했던 것은 영국 남서부에 사는 거세된 수컷 맥스다. 맥스는 다른 어떤 고양이보다도 다른 움직임을 보여줬다. 세인트 뉴린 이스트 마을에서 트레빌슨까지 도로를 1.7km 이상 걸어온 길을 되돌아온 것이다. 6일간의 추적기간 중, 왜 2회를 이렇게 왕복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러한 대담한 모험가라고 해도 대다수의 애완묘는 오셀롯과 같은 야생 고양이과 동물이나 길 고양이보다는 훨씬 행동범위가 좁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집에서 먹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먹을 것을 찾아 애써 멀리까지 탐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애완동물은 거세 또는 피임수술을 받기 때문에 교미상대를 찾을 욕구가 없는 점도 이유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에 케이즈씨는 “먹을 것과 교미라는 동기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애완묘는 집 주변으로 만족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프로젝트 이전에 전문가들은 국가에 따라 고양이의 행동이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예를 들어서 미국에는 코요테가 널리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고양이는 안전한 장소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고양이는 대부분 집 주변에서 지내고 있었다. 특히 호주의 고양이는 그 행동반경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작았다. “고양이는 세계 어디에 있어도 게으름뱅이다”며 케이즈씨는 결론을 내렸다.

이 외에도 수컷이 암컷보다도 행동범위가 넓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거세와 피임수술을 받지 않은 고양이가 수술을 받은 고양이보다, 젊은 고양이가 노령의 고양이보다, 그리고 지방의 고양이가 도시의 고양이보다 더 넓은 범위를 이동하는 경향이 있었다.

◇ 외출하면 ‘사냥꾼’으로 변신
최근 고양이가 파충류와 조류 등 야생동물을 감소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GPS 데이터는 고양이가 얼마나 멀리 가는지 뿐만 아니라 어떤 장소를 방문하는지를 알게 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었다.

국가를 불문하고 약 75%의 고양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사람손이 닿는 정원 등의 장소에서 보내고 있었다. 언뜻 보면 이것은 좋은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테라스와 화단에서 보내고 있는 고양이가 무슨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냥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이뤄지면 지역 야생동물 생식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1억마리의 애완묘가 있다고 한다. 이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지역적인 영향이 누적되었을 때 전체적으로 막대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도시에서는 개발과 서식지의 분단화에 의해 이미 영향을 받고 있는 야생동물이 있다”며 논문 저자 중 한명인 트로이 파킨스씨가 말했다. 그는 “집 밖에 있는 애완묘가 늘어나는 만큼 지역 야생동물에게는 스트레스와 그 고양이를 죽일 가능성이 커진다”며 “멸종 위험이 있는 야생동물이 가까운 곳에 서식하고 있을 경우에는 애완묘가 야외를 배회하는 것에 따른 생태학적인 영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전했다.

◇ 집밖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애완묘의 약 10%가 집 정원을 나와서 대부분의 시간을 자연 속에서 보내고 있었다는 것이 고양이 추적기를 통해 밝혀졌다. 숲과 습지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에는 서식하지 않은 동물을 사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사냥감이 될 수도 있다. 코요테와 들개는 고양이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에 의해 또 하나의 위험이 재차 부각되었다. 바로 ‘자동차’이다. 고양이는 6일간의 추적기간 중 평균 4.5회 도로를 횡단했다. 데이터를 받은 주인의 상당수는 고양이가 야생동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보다도 도로를 건너고 있는 점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었다. 뉴질랜드 팀의 리더를 맡은 하이디 킬스씨가 조사 수개월 후, 주인들에게 연락을 취했더니 실제로 여러 마리 고양이가 차에 치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양이 추적기에 의해 애완묘의 집 밖 생활을 알 수 있게 되었지만, 연구원들이 아직 조사할 것들이 많다고 한다. 고양이들이 방문하고 있는 장소를 알게 된 것은 중요한 발견이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고양이에게 있어서 어떤 위험을 주는지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한다고 전했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키티캠(고양이 카메라)’를 사용하거나 치타의 사냥 시 주행속도를 조사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을 차용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고양이의 행동, 특히 사냥 빈도와 장소, 위치를 더욱 정확하게 알기 위해 보다 정확도가 높은 GPS와 가속도 센서를 결합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고 케이즈씨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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