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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이제 장례 문화를 바꿔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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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이제 장례 문화를 바꿔야 할 때가 왔다
  • 이성주 기자
  • 승인 2020.03.22 2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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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장례 방식, 높은 비용에 환경오염도 일으켜
친환경 장례문화가 필요한 시점
출처-코에이오
출처-코에이오

[프롤로그=이소야] 인도영화 <런치박스>에서는 주인공이 자신의 사후에 묻힐 묘자리를 보러 갔을 때, 장례업자가 사람이 많아져서 자리가 부족하니 입식(관을 세워서 묻는 방식)을 추천했다면서 ‘평생을 버스에서 서서 있었는데 죽어서도 서서 있겠다’며 씁쓸한 농담을 하는 장면이 있다. 잘 와닿지 않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는 시대가 왔다. 전세계적으로 묘지 부족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매장할 묘지 부지가 부족한 수준이 아니라 화장 후 유골을 모실 납골당조차도 부족한 곳이 있을 정도다.

홍콩에서는 납골당 자리가 없어서 분골을 임시 보관하는 유골호텔이 있으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는 매장기간을 25년으로 제안하는 묘지이용법을 제정하기까지 했다. 국내에서도 매장묘지의 증가 억제를 위해 2001년 장사법을 시행하여 봉안시설 설치를 신고제로 완화하여 화장 장례를 권장하였다. 하지만 봉안시설의 과도한 인테리어와 대형화로 인해 일반 묘지매장보다 더 심각한 환경훼손 문제를 야기했다. 그에 2008년 장사법 개정 시에 자연장 제도를 도입하였다.

◆ 매장·화장, 비용과 환경오염↑

매장이나 화장 같은 기존의 장례 방식이 가진 문제는 사실 장소 부족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런 방식들은 대게 환경적인 오염을 초래한다. 시신 자체를 매장하는 것은 산(山)과 같은 자연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시신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토양 오염도 극심하다. 화장 또한 마찬가지다. 토양 오염은 적을 수 있지만, 화장 시 발생하는 대기 오염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 다른 문제는 높은 장례 비용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장례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당하다. 국내의 경우에는 약 1400만원 안팍(2015년 평균 장례비용 1380만8000원-한국소비자원)으로 비용이 들어가고 미국의 경우에도 약 9000달러 안팍(약 1100만원)으로 비용이 들어간다.

◆ 각광받기 시작하는 친환경 장례

이런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해외에서는 매장이나 화장과 같은 기존 장례 방식을 벗어나 친환경적인 장례를 해야만 한다는 의견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미국의 리컴포즈(Recompose) 사는 디자이너인 카트리나 스페이드가 설립한 공익 기업이다. 리컴포즈는 자연 유기 환원 또는 인간 퇴비라고하는 과정을 통해 시신을 토양으로 변환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시설이 2021년 워싱턴 주에 세워질 예정이다.

출처-코에이오
출처-코에이오

MIT 졸업생 이재림(Jae Rhim Lee)씨가 설립한 코에이오(Coeio)사는 리컴포즈 사와 유사하면서도 조금 더 친환경적인 기업이다. 코에이오는 버섯과 다른 작은 유기체로 만들어진 덮개를 이용해서 시신을 감싸고 이를 매장하여 친환경적으로 자연으로 되돌리는 방식의 장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재림 씨는 살아생전 체내에 쌓인 독성물질과 장례 과정에서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들어가는 독성물질로 인해 매장이나 화장을 할 경우 막대한 환경 오염이 발생할 거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이를 막으면서 장례를 치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버섯을 이용한 장례 방법을 개발했다. 무한 매장 수트(The Infinity Burial Suit)라 불리는 이 버섯 수의는 시신이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독소와 기존 신체 내 쌓여있던 독소를 제거하고, 식물에게 영양분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버섯 균사체와 기타 미생물이 혼합된 생분해성 물질로만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미 실제 상용화 되어 있으며 1500달러에 판매 중에 있다.

이러한 방식은 수의에 입히고 입관을 하여 매장하거나 화장하는 방식이 장례 문화의 전부라고 생각한 이들에게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입관하여 매장을 하더라도 시신이 부패하여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수의와 관의 존재가 시신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에 방해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화장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화장이라는 방식도 천천히 부패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강한 화력으로 빠르게 앞당긴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죽어서까지 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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