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1-08-05 16:51 (목)
4차 대유행의 중심에는 ‘델타 변이’가 있다
상태바
4차 대유행의 중심에는 ‘델타 변이’가 있다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7.16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hoto by Chris Barbalis on Unsplash
ⓒPhoto by Chris Barbalis on Unsplash

[프롤로그=이민정]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심각치 않다. ‘4차 대유행’이 본격화면서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 수도 16일까지 10일 연속 네 자릿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만55~59세를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이 지난 14일 재개됐다. 그러나 사전예약 시스템 개시 직후부터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 접속 오류와 접속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해 예약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7월 전체 대상자의 71.3%가 예약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으며, 꾸준히 예약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기존의 코로나19 중에서 가장 위험하고 확산하기 쉬운(전염성이 높은) 변이종인 델타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와 사망자 수의 급증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는 경고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 빠르게 확산하는 ‘델타 변이’

ⓒPhoto by Giacomo Carra on Unsplash
ⓒPhoto by Giacomo Carra on Unsplash

지난 3월 인도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델타 변이는 이미 국내에도 빠르게 확산되어 사실상 우세종이 됐다.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알파형과 베타형, 감마형, 델타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변이 바이러스는 델타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차 유행을 주도했던 알파 변이를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전체 확진자의 30%가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등 한층 강화된 방역 효과가 발휘한다면 아직은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는 델타 변이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그 심각성은 점차 커지는 추세이다. 미국 역시 상황은 심각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6월 20일~7월 3일(2주간) 신규 감염에서 델타 변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51.7%에 이른다. 델타 변이는 현재 90여개국에 확인되고 있으며 인도, 영국, 러시아, 이스라엘, 싱가포르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델타 변이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알파 변이(기존 바이러스보다 약 50% 전파되기 쉽다)보다 60% 이상 더 전파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스크립스 리서치 트랜슬레이셔널 연구소 에릭 토폴 소장은 “(델타 변이는)슈퍼전파자 변이종이며 꽤 번거롭다”고 말했다. 이는 델타 변이가 ‘면역 회피’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면역계의 공격을 피해 감염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토폴 소장은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델타 변이는 지금까지 확인된 변이종 가운데 가장 전파되기 쉬운 바이러스라고 설명했다.

◆ 델타 변이의 위험성

ⓒPixabay
ⓒPixabay

인도와 영국에서 4~6주 사이에 빠르게 델타 변이가 확산한 점을 보면 델타 변이의 전파 용이성과 감염 용이성이 기존 변이종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델타 변이는 더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도 발견되고 있다. 6월 14일자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스코틀랜드에서 델타 변이로 인한 입원은 이미 중증화하기 쉬웠던 알파 변이의 약 2배라고 보고됐다.

영국 런던 퀸메리대 임상역학자 딥티 구르디사니 박사는 “백신을 피할 수 있는 3가지 요소가 결합된 델타 변이는 전파되기 쉽고 중증화되기도 쉬워서 매우 위험하다”고 말한다. 일단 국내·지역 내에 침입되어 버리면 델타 변이는 급속히 확산한다. 이어 그는 “봉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몇 주 안에 지배적인 변이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델타 변이에 의해 팬데믹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잉글랜드공중위생국(PHE)이 6월 11일자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응급치료가 필요하고 또 델타 변이로 확인된 전체 환자의 31%가 예전에 한 번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최소 한번 백신을 접종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월 24일자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 ‘바이오알카이브(bioRxiv)’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화이자社의 백신 2회 접종 후 발병 예방 효과에 대해 알파 변이에서는 93%의 유효율을 보였지만, 델타 변이의 경우 88%였다. 아스트라제네카社의 백신은 2회 접종으로 알파 변이에 대해 66%의 유효율을 보였지만 델타 변이는 60%에 머물렀다. 그러나 두 백신 모두 접종이 1회 접종일 경우 그 유효율은 알파 변이에서 51%, 델타 변이에서는 33%에 그쳤다. 이 수치는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코로나 백신에 요구한 안정성 기준인 50%를 밑돈다.

또 다른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OSF Preprints’에 6월 3일자로 발표된 미심사 연구에서는 인도에서 63건의 돌파 감염(Breakthrough, 백신 접종 후의 감염)중 4분의 3 정도가 델타 변이였다. 대개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의료 종사자에서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 백신 접종의 중요성

ⓒPixabay
ⓒPixabay

특히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신규 감염에서 델타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그중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인 미국 중서부와 산지 일부의 바이러스 샘플 유전자 분석 결과, 델타 변이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시사되고 있다고 CDC의 로셸 왈렌스키 소장이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에 더해 왈렌스키 소장은 감염률이 높은 미국의 약 170개 군에서는 주민의 40% 이하밖에 접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담긴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 수개월 간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99.5%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그는 “간단하고 안전한 주사로 사망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실 백신의 완전 접종에는 델타 변이에 의한 중증화를 막는 효과가 있음을 나타내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 7일자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모더나와 화이자, 독일 비온텍의 메신저 RNA(mRNA) 백신은 모두 기존의 변이종만큼의 효과는 아니더라도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인 ‘medRXIC’에 5월 24일자로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했을 경우 델타 변이에 의한 증상에 대해 각각 60%와 88%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미국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도 1회 접종으로 완료되는 미국 존슨앤존슨의 백신이 델타 변이에 유효하다는 직간접적인 증거가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에 가장 최근인 지난 8일자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mRNA 백신 1회 접종이나 과거 자연 감염된 경우 등에는 델타 변이가 거의 억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델타 변이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낮은 예방 효과에 위기감을 느낀 화이자社는 ‘부스터샷’이라고 불리는 3회차 추가 접종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오는 8월 중에 미국 식품의약처(FDA)과 유럽 당국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화이자社는 비온텍社와 기존 코로나19 백신을 개량하여, 델타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오는 8월에 임상시험이 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제발 백신을 접종하라는 것이다”라면서 “그렇게 하면 감염이 급증하는 델타 변이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 백신 접종 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Photo by Glen Carrie on Unsplash
ⓒPhoto by Glen Carrie on Unsplash

현재 전 세계에서 다수의 백신 후보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합의된 백신의 유효성 기준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이러한 백신들이 새로운 변이종에 대해 발휘하는 방어력은 제각각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에 방역의 고삐를 일찌감치 풀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 선언을 하게 되면 델타 변이와 같은 또 다른 새로운 변이가 급증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특히 위험한 것은 ‘가을’이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한 연구에서는 유럽과 이스라엘에서 팬데믹 1년간을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코로나19의 발생 상황에 계절적인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이러스의 계절별 경향은 아직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공기 순환이 좋지 않고 습도가 낮은 실내에서 장시간 지내면 바이러스가 더 급속히 퍼지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금 자국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전 세계의 수많은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에도 사회적 거리 등의 방역 대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백신이 새롭게 출현하는 변이종에 100% 확실하게 방어된다고 할 수 없고, 돌파 감염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이종은 특히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퍼질수록 더 많은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고 언젠가는 항체를 효율적으로 벗어나는 새로운 변이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이종에 대해 현재 백신의 유효성이 한층 더 낮아지는 일도 이론적으로는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델타 변이에 진지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감염에 취약한 지역에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입원하는 확진자 수 또한 계속해서 늘어나 팬데믹 사태는 더욱 장기화할 지도 모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