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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상관없이 개인의 창조성을 키우는 장소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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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상관없이 개인의 창조성을 키우는 장소 ‘여기’에 있다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7.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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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250원’…장애인 차별하는 최저임금법의 역설
ⓒPhoto by Julius Carmine on Unsplash
ⓒPhoto by Julius Carmine on Unsplash

[프롤로그=이민정] 최근 전 세계적으로 ‘다양성(Diversity)’에 관한 여러 대책이 추진되고 있는 반면에 장애인 고용과 관련해서는 아직 갈 길이 먼 느낌이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카페나 레스토랑의 홀 직원 등과 직업재활시설을 통해 수공예나 부품가공 등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증 장애인들의 심각한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직업재활시설 장애인 근로자임금 현황’에 따르면, 최저임금대비 최저임금 적용제외 장애인 근로자의 평균 시급은 2017년 41.4%, 2018년 38.1%, 2019년 36.6%로 해마다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행 최저임금법 7조(최저임금의 적용 제외)에 따르면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 그 밖에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는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즉, 장애로 인해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에게는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하면서 사실상 이들의 임금에는 하한선을 없앤 셈이다. 이에 민주노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을 중심으로 해당 조항을 삭제하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처럼 장애인 고용과 관련한 임금 문제 등이 산재한 가운데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개개인의 창의성에 주목하고 있는 곳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활동하는 ‘공방집(工房集)’이다. 

◆ 다채로운 사람들이 모이는 표현의 장소

ⓒKOBOS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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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집은 사회복지법인 ‘미누마복지단체’의 회원들이 '표현 활동'를 진행하는 거점으로서 2002년에 설립했다. 표현 활동은 1994년에 시작된 프로젝트로 기존의 장애인에게 주로 주어지는 일에서 맞는 일을 찾을 수 없는 중증 장애인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시작됐다. 

2016년에는 표현 활동을 널리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그 지원자의 문제 해결, 정보 교환 및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장소로서 ‘아트센터’를 오픈했다. 시설 내에는 작업실과 갤러리, 상점, 카페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는 법인 전체에서 11곳의 작업실을 중심으로 150명가량이 다양한 표현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외 전시회 출전이나 기업과의 협력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시설에서는 회원을 ‘동료’라고 부르며, 복지 관계자뿐만 아니라 건축가나 아티스트, 큐레이터 등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표현 활동의 방법으로는 그림과 직조, 스테인드글라스나 목공, 만화 등 가지각색이다.

◆ 표현 활동을 통한 ‘장애인 자립’

ⓒKOBOS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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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설립 초기부터 개인이 살아가기 위해서 ‘어떠한 중증 장애가 있어도 일하는 것은 권리’라는 이념을 활동의 기준으로 삼았다. 물론 처음에 주어진 일자리는 주로 청소에 사용하는 걸레나 깡통 프레스 등 가벼운 작업이었다. 그러나 한 여성이 그 일을 거부한 것을 계기로 ‘일’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꿨다. 

어느 날, 공방집의 미야모토 대표는 그 여성이 낙서하는 모습을 보고는 축제의 포스터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부탁했다. 이 여성은 이를 거부하지 않고 순조롭게 그림을 그렸고, 미야모토 대표는 이 일을 계기로 ‘일’의 형태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장애나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일을 찾는 방법은 동료 또한 그러한 틀에 맞추어 버리게 된다. 하지만 공방집은 본인이 좋아하는 일이나 흥미가 있는 일, 잘하는 일 등 개개인이 가진 독자성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표현 활동 자체에는 완성형이 없다. 개인에 맞춘 대응을 하면서 시설직원은 지도나 지시와 같은 직접적인 관계가 아닌, 표현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와 같은 간접적인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사람이 가진 표현의 독자성을 끌어내는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지금은 국내외 전시회 개최나 작품의 상품화 등 다양한 업종의 전문가와 함께 작품을 공개하고 있다. 

ⓒKOBOS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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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대표는 공방집에서 표현 활동을 시작한 이후 “개개인 변화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당초 ‘발달 보장*’이라는 것을 복지적인 관점에서 보면 돈을 벌고 또 사회와 연결될 뿐만 아니라 ‘나답게 일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풍부하게 발달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일을 완수하는 것이 미치는 영향은 크리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공방집은 앞으로도 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넓힐 뿐만 아니라 예술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이어질 수 있는 장소로서 전개해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발달 보장 : 모든 사람에게는 그 사람 고유의 발달 가능성이 있음으로, 그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추구해 개개인의 인격 전달을 보장함으로써 그 사람 고유의 가치 실현을 도모하는 일.

◆ 주류와 비주류 선 긋기…’개인’에 집중해야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장애인과 그 가족의 건강한 자립 생활 지원 등을 위한 장애인 보건복지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일상생활 유지·지원을 위한 돌봄 지원 강화와 발달재활서비스 확대, 감염병 대응 강화 등을 하고, 소득 보장 및 사회참여 증진 등을 위한 소득·일자리 지원을 추진하는 등 총 5개 분야 20개 사업이 개선·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성별과 인종, 장애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차별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지금까지 이러한 사회자체를 만들어 온 개개인의 인식으로 인해 만들어진 복잡한 문제다. 

이 세상에 동일한 사람은 누구 하나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마이너리티(Minority, 비주류)’와 ‘메이저리티(Majority, 주류)’라는 선 긋기는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만들어졌다. ‘마이너리티’라는 카테고리를 너무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 사람은 마이너리티하다’는 식으로 특정 사람들을 카테고리 안에 가둬버리게 된다. 

이 같은 카테고리에 사로잡히지 않고,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그 사람이 가진 헤아릴 수 없는 창조력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공방집의 작품을 보고 난 후 사람들은 한결같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그들의 내적인 목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다양성’이라는 단어가 급부상하는 가운데 그 사람이 가진 창조성에 주목하는 것이야말로 공평한 관계와 대화를 낳고, 결과적으로 다양한 사회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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