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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다처제 vs 일처다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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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다처제 vs 일처다부제
  • 최미우 기자
  • 승인 2021.06.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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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다처제’가 남아있는 남아공, ‘일처다부제’ 허용 두고 진통
ⓒPhoto by Sandy Millar on Unsplash
ⓒPhoto by Sandy Millar on Unsplash

[프롤로그=최미우] 동성혼과 일부다처제를 허용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은 공식적으론 중혼이 인정되지 않는 나라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성은 여러 명의 부인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남아공의 대통령을 역임한 제이콥 주마에겐 4명의 부인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남아공 정부는 여론 수렴을 위해 정부 견해를 담아 발표하는 문서인 ‘녹서(Green Paper)’를 통해 ‘일처다부제’ 법제화 추진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는 일처다부제만이 아니라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의 의식에 따른 결혼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는 1994년 백인 소수 정권이 끝난 뒤로 혼인법과 관련한 가장 큰 개정 움직임에 해당한다. 이번 개정안은 남녀평등을 위한 중요한 진보이기 때문에 채용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이를 둘러싸고 보수 진영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이 새로운 방안을 두고 지역에서 시위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찬성하는 측은 이미 일부다처제를 허용하고 있는 만큼 성평등 차원에서 일처다부제도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기독교 등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반대하는 측은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밝히기 위한 DNA 검사가 필요해지기 때문에 기존의 가족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인 아프리카 기독민주당 대표인 목사 케네스 메스호에는 "남성 간 갈등이 따를 것"이라며 "일처다부제가 사회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업인이자 리얼리티 TV 쇼 출연자로 아내 넷을 두고 있는 무사 음셀레쿠는 "일처다부제가 아프리카 방식이 아니다"며 "아프리카인의 정체성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혼인 제도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 콜리스 마초코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독교와 식민지화가 (아프리카에) 도착하면서 여성의 역할은 축소됐다"면서 "더는 평등은 없으며, 결혼은 계층을 나누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반대 측의 주장을 두고 “일처다부제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의 정확한 신원을 둘러싼 우려 자체가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아이에 대한 문제는 간단하다. 그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는 집안의 아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여성 권리를 위한 로펌인 '여성의 법 센터(Women ‘s Legal Centre)'도 "(남아공 정부의) 녹서는 인권을 지키기 위한 시작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견해에 도전한다고 해서 법 개정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일처다부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세계에서 이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로 인도, 부탄,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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