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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어업을 살리는 ‘해양보호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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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어업을 살리는 ‘해양보호구역’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4.3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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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ohn Cahil Rom on Pexels
ⓒPhoto by John Cahil Rom on Pexels

[프롤로그=이민정] 2030년까지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하자는 캠페인이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러한 높은 취지와는 다르게 달성률이 현저히 낮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측에 따르면 현시점에서 보호되고 있는 해양보호구역은 전 세계 바다의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해양보호구역’이란

해양보호구역은 해양 생태계, 생태 과정, 서식처 및 생물종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하여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바다의 특정구역을 지칭한다. 이에 따라 해양의 자원을 복원시키고 풍요로운 바다로 만들어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융성을 가져올 수있다. 

해양 보호 구역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조업 금지구역(no take zone)으로 어떤 생물도 채취해서는 안 되는 지역이다. 또 하나는 규제지역으로 여러 가지 활동이 할 때 허가가 필요한 지역이다. 이 둘 중 당연히 조업 금지구역이 지니는 해양보호구역이 더 큰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습지 보호를 위한 국제 환경 조약인 ‘람사르협약’에 가입했으며, 30개 지역(2020년 기준)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조업 금지구역은 존재하지 않으며, 다른 나라와는 해양보호구역의 범주가 조금 다르다.

해양수산부가 법률에서 지정한 해양보호구역이란 해양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여 생태적으로 중요하거나 해양경관 등 해양자산이 우수하여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큰 구역으로서 ‘해양 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해양수산부장관이 지정·고시하는 구역을 말한다. 또 해양생태계의 특성에 따라 해양보호구역은 다음과 같이 세부 구역으로 구분하여 지정·관리한다. 

① 해양 생물 보호구역 : 보호 대상 해양생물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구역을 말한다.

② 해양 생태계 보호 구역 : 해양 생태계가 특히 우수하거나 해양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구역 또는 취약한 생태계로서 훼손되는 경우 복원하기 어려운 구역을 말한다.

③ 해양 경관 보호 구역 : 바닷가 또는 바닷속의 지형·지질 및 생물상 등이 해양생태계와 잘 어우러져 해양경관적 가치가 탁월한 구역을 말한다.

◆ 해양보호지역, 해양 생태계-어업 이익-기후 변화 등의 해결책 될 수 있다

한편, 일부 어업관계자 등은 영해의 3분의 1에 상당하는 부분의 바다를 보호할 여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이유로 해양보호구역은 종종 실패로 끝나기도 했다. 실패의 주요 요인으로는 관계자의 참여 부족과 감시 부족, 기관끼리의 경쟁, 낮은 법 준수 등이 꼽혔다.

이처럼 해양보호구역의 확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어업자원의 감소와 세계 인구의 증가에 따른 어패류의 수요증가와 함께, 환경보호단체와 어업관계자 사이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극적으로 바꾼 논문이 지난 3월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지난달 23일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 논문 내용을 인용해 해양의 30%를 보호함으로써 해양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을 되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연간 어획량을 800만t 늘려 어업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800만t은 현재의 어획량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저인망을 사용하는 트롤선(Trawler)에 의해 바다에 방출되는 해저 탄소가 줄어들어 기후변화에 저렴하고 자연스러운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

이 논문의 저자인 해양생태학자 엔릭 사라는 “바다에서 더욱더 많은 식량을 얻기 위해서는 (해양)보호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어획량은 1990년대 중반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보호 강화는 항구적인 이익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 해양보호지역 강화 방법

이번 연구에는 경제학자, 해양과학자, 기후과학자 등 26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적인 팀이 전 세계의 보호받지 않는 바다를 분석하여 어떤 해역이 남획, 서식지 파괴, 탄소 방출 등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는지를 계산했다. 그다음으로 이 같은 보호가 ▲해양자원, ▲생물 다양성, ▲기후에 큰 이익을 가져올 위치를 세계 규모로 매핑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로 하나의 틀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 기준을 이용하여 각국이 우선순위에 따라 위의 세 가지의 관련 과제에 한 개씩 또는 복수를 조합해 대처할 수 있다. 

또한 세 가지 과제 모두에 완전히 대응하려면 적어도 해역의 30%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논문에서는 각국이 중점 수역을 설정함으로써 상당한 보호가 실현 가능해지며, 세계적인 협력체제의 아래에서 전략적으로 보호지역을 설정하면, 각국이 단독으로 추진할 경우보다 2배 가까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바다의 탄소 방출을 억제한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가리비 등 무척추동물을 대상으로 한 저인망 어업 결과, 바닷속 이산화탄소(CO₂)가 방출될 가능성에 대해 처음으로 분석을 시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해저 퇴적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유기탄소 풀’이며, 탄소를 장기간 저장하기 위한 중요한 저장소라고 한다. 그러나 무거운 그물이 해저를 쓸게 될 경우 퇴적물을 휘저음으로써 방출되는 탄소는 해양 산성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커진다. 바다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을 저하시켜 그 결과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저인망 어업에 의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증가할지는 아직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 저인망 어획은 세계적인 영향이 적기 때문에 바다의 3.6%를 보호하는 것만으로도 90%의 위험률을 제거할 수 있다. 

또 탄소 방출 영향을 가장 받기 쉬운 것은 대륙붕(해변으로부터 깊이 약 200m까지의 완만한 경사의 해저지형)으로,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유럽의 대서양 연안, 페루의 나스카 해령(깊은 바다에 있는 길고 좁은 산맥 모양의 솟아오른 부분)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이 중점 해역이라고 부르는 장소의 대부분은 연안국 EEZ에 있다. EEZ는 각국 연안에서 200 해리 범위 내에 설정돼 있다. 국제법이 적용되는 공해에 여러 개의 해양보호구역을 신설하면 생식지와 물고기의 개체 수가 회복하여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대상이 되는 곳은 인도양 마스카린 해대(대양저에 있는 대지 모양의 지형)와 아프리카와 남극 사이에 있는 남서 인도양 해령, 그리고 대서양 중앙 해령, 나스카 해령 등 거대한 해저 산맥이 있는 곳이다. 

연구팀은 오는 10월 중국 쿤밍에서 열릴 예정인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총회(COP15)에서 해양 보호에 관한 국제협력 강화를 호소할 예정이다. UN은 쿤밍에서 190개국이 ‘2030년까지 30%’ 계획을 기준으로 생물 다양성에 대해 합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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