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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와 탄소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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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와 탄소 발자국
  • 이성주 기자
  • 승인 2021.04.30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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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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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이성주]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가장 자주 눈에 띄는 단어가 탄소 배출량이다.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거나 상쇄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려오지만, 대체 이 탄소 배출량을 어떻게 산정하는 것인지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 탄소 발자국이란

이와 관련해서 알아야 할 것은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이라는 용어다. 탄소 발자국이란 용어는 1996년 캐나다 경제학자 마티스 웨커네이걸과 윌리엄 리스가 개발한 개념인 생태 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이라는 용어에서 인용된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개인 또는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의미한다. 제품 생산과 같은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온실가스의 총량을 무게 단위인 kg 또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심어야 하는 나무의 수로 표시한다.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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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탄소 배출량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표시하는 탄소 라벨링(Carbon Labeling) 제도에서 나왔다. 제품의 생산에서 폐기 단계까지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발자국’ 모양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사업장에서의 직접 배출원과 간접 배출원을 포함한 모든 과정(Life Cycle)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탄소발자국으로 정의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하는 방법은 지난 1996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 Guideline을 제시하여 통일시켰으며 대부분 국가에서 이 방법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있다.

◇ 美 대마초 합법화와 고부가가치 작물의 탄소 발자국

미국에서는 현재 워싱턴 D.C를 비롯해 17개 주에서 기호용 대마초가 합법화되어 있고, 의료용 대마초는 2021년 기준으로 35개 주에서 허용된 상태이다. 여러 주에서 잇따라 대마초 활용을 합법화하면서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합법화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대마초가 합법화가 활성화되자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부분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세금 수입, 비범죄화 같은 부분에 관심이 몰렸다. 그러나 산업이 호황을 이루자 모두의 관심사에서 벗어났던 문제가 드러났다. 바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다.

대마초는 고부가 가치(생산 과정에서 새롭게 부가된 높은 가치)작물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안 및 품질 관리 등의 이유로 대개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 재배된다. 실내에서 작물을 재배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특히 대마초 실내 재배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많은 조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쾌적한 환경 유지를 위해서 사용되는 에너지양도 크다. 대마초는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에서 재배되기 때문이다. 또한 빠른 성장을 위해서 이산화탄소를 투입하여 광합성 속도를 높인다. 이때 추가되는 이산화탄소는 재배 시설의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11~25%에 달한다고 한다. 

그 밖에도 지속적인 환기를 위해서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데에 막대한 에너지가 사용된다.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은 에너지 집약적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처럼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가치의 작물을 실내에서 재배할 때에는 그로 인해 환경에 줄 영향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이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모든 과정은 사실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키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마초 산업을 통해서 알게 된 한가지 재미난 사실은 재배 지역에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미국 환경 보호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과 미국 에너지부(DOE, Department of Energy),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대마초 재배를 태평양과 대서양 연안에서 하는 것보다 산간분지나 내륙지방인 중서부, 알래스카와 같은 지역에서 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2.2배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차이가 났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기후가 온화하기 때문에 대마초를 재배하기 적합하고, 연안 부분에서는 다른 곳보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이 많아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농업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기후와 상관없이 고부가 가치의 작물을 어디서든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이러한 재배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고부가 가치의 작물을 수입하는 것만이 능사도 아니다. 운송과정에서 드는 온실가스 배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 친환경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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