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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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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의 어려움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4.2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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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ike Chai on Pexels
ⓒPhoto by Mike Chai on Pexels

[프롤로그=이민정]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현황 집계에 따르면 누적 접종자 수는 258만6,769명(4월 27일 24시 기준)이며, 2차 접종자 수는 14만8,28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백신 접종이 강력하게 권고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을 얻기 위함이다.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집단면역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벌써 1억 2천만 명이 백신 접종을 받았다는 미국조차 그 달성 시기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코로나19는 언제쯤 그리고 어떻게 끝나게 될까.

◆ ‘집단면역’에 대해

집단면역은 집단 내에서 어떤 감염증에 대한 면역을 가진 개체의 수가 많아질수록 면역력이 없는 개체가 감염될 확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즉, 집단면역을 가졌을 땐 감염병의 확산이 더뎌지거나 멈추게 됨으로써 면역성이 없는 개체가 간접적인 보호를 받게 된다. 

그렇다면 인구의 몇 %가 면역력을 획득해야 집단면역을 얻을 수 있을까. 필요한 집단면역의 구체적 비율을 산출하는 공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먼저, 감염 억제를 위한 면역 획득자의 비율인 ‘집단면역 역치(Herd Immunity Threshold)’를 구해야 한다. 

이때 감염병 재생산지수(Reproduction Number, R0)와 백신유효율(Vaccine Efficacy, Ve)이라는 두 가지 지표가 필요하다. 감염병 재생산지수는 한 사람의 감염자가 몇 명을 전염시킬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지표이며, 백신유효율은 백신을 접종받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얼마나 덜 감염되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다. 이 비율은 바이러스마다 상이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60~80% 사이로 보고 있다. 

집단면역을 획득하는 방법에는 실제로 감염되는 것 이외에 백신 접종이 있다. 그러나 변이종의 출현과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감 결여, 데이터 부족 등의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현시점에서 집단면역의 획득 시기를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대해 20일 뉴스위크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로렌 마이어스 교수(통합생물학·데이터 과학)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집단면역 획득의 저해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면서 “백신을 많이 확보한 지역에서도 접종에 소극적인 사람이 있다. 또 향후 감염력이나 백신 접종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재감염 위험이 있는 변이종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 여러 이유로 인해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받지 않는 사태가 계속되면, 인구의 대부분이 면역력을 가진 상황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면역 소실’ 가능성

미국 조지아대 감염증 생태계 센터 존 드레이크 소장은 미국의 경우 이번 여름까지 집단면역 역치에 도달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집단면역 획득이 반드시 감염병 유행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변이종의 확산도 걱정이지만, 가장 큰 위협은 백신 접종에 소극적인 사람들과 면역 소실의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면역 지속 기간은 사람에 따라 크게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그 때문에 감염된 후 회복한 일부 사람들이(혹은 모든 사람) 다시 재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제니퍼 다우드 준교수(통계학·공중위생학)는 집단면역의 획득 기간을 예측하기엔 미지의 요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또 새로운 변이종에 대응하는 백신의 추가 접종이 시행되면 내년 초까지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우드 준교수는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의 백신에는 새로운 변이종에 의한 중증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점이다. 그리고 한번 감염된 사람들이 재감염될 경우 중증화하는 위험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바이러스의 형태가 바뀌어도 우리의 면역 시스템은 현명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집단면역 획득을 위해 ‘백신 접종’ 데이터 필요

한편,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백신이 감염 방지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아직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에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행되면서 서서히 데이터가 모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 조사에 의하면 현 단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백신 접종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이스라엘'이다. 특히 집단 차원에서 백신 접종을 실시한 첫 사례인 만큼 코로나 백신 접종에 있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이스라엘에서 시행된 연구(학술지 심사를 거치지 않음)에서는 화이자사의 백신을 접종한 후 감염 상태를 검증했다. 그 결과 접종에서 12~28일 후 발병한 감염자의 체내에 있는 바이러스의 양이 미접종 감염자보다 4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백신 접종이 감염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버드대 공중위생대학원이 지난 2월부터 실시한 또 다른 연구(이쪽도 심사 전 논문)에서는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드레이크 소장은 “백신이 얼마나 방어 면역을 가져올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감염과 상관관계가 있는 중증화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점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백신이 감염증을 완벽히 막는 효과가 없더라도 줄이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한 과학자들은 백신 효과를 증명할 데이터를 더 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에 주목하여 데이터를 검증하고 이러한 백신이 얼마나 감염과 중증화, 죽음을 막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조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처럼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마친 나라의 데이터가 매우 중요해진다. 그 결과에 따라 집단면역을 획득할 수 있는 시기를 더욱더 정확하게 예측하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조기백신 접종을 한 집단에서는 신규 감염자가 빠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실제로 치료나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백신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가늠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의 집계된 데이터를 보면 백신에 기대를 걸 만하다는 점이다. 집단면역 획득을 위한 투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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