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1-05-12 23:39 (수)
‘흙’으로 돌아가는 신발
상태바
‘흙’으로 돌아가는 신발
  • 이성주 기자
  • 승인 2021.04.25 13: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hoto by Erik Mclean on Unsplash
ⓒPhoto by Erik Mclean on Unsplash

[프롤로그=이성주] 신발은 의복만큼 생활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물건이다. 문명화된 세상에서 신발 없이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대문이다. 그런 까닭에 전 세계 신발 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3.8% 성장을 거듭하면서 2025년에는 2,69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발 생산량도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세계 풋웨어 연감(World Footwear Yearbook)의 2019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 신발 총생산량은 242억 켤레에 다다른다. 전 세계 인구가 77억 명이므로 단순하게 계산하더라도 1인당 3켤레 이상의 신발이 매년 생산되고 있는 셈이다.

◇ 재활용이 어려운 신발

현재 생산되는 신발은 비용과 기능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대부분 석유 화합물인 합성 고무와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Ethylene Vinyl Acetate Copolymer)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신발의 외부는 합성 고무 재질이고, 내부는 EVA 재질이다. 이렇게 생산된 신발 중 5~10%만이 재활용되고, 나머지 90~95%는 폐기된다. 또 폐기되는 신발 중 10%만이 소각되며, 약 90%가 매립되고 있다.

이처럼 폐기된 신발들은 환경오염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소각 시에도 환경오염을 일으키지만, 매립 시에도 신발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주요 소재인 합성 고무나 EVA 재질이 썩지 않고 오랫동안 땅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설사 재활용이 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있다. 주로 단일 소재로 만들어졌던 예전에는 원재료를 분리해서 재활용하는 것이 비교적 가능했지만, 현재의 신발은 그렇지 않다. 신발 구조가 복잡해졌기 때문에 이를 재활용할 수 있는 원재료로 가공처리하는 과정은 비효율적이고 운송에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재활용을 하기 위해서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 등의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 지속가능한 신발을 위한 노력

의류 업계의 경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점차 받아들이고 있어서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나가는 중이지만, 신발 업계는 아직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신발 업계도 점차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지속가능한 신발 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5.8%씩 성장하여 2027년에는 11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의류는 재활용하거나 생산 시 소재 자체를 유기농과 같이 친환경적인 것을 고르는 것이 가능하지만, 신발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 있다. 의류에 비해 재활용이 수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재의 사용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마땅한 대체 소재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리복 등의 주요 글로벌 신발 업체들은 원재료 자체를 재활용을 통해서 얻은 재료로 대체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리사이클 섬유 함유량을 높이거나 페트병을 재활용 해서 신발을 만드는 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을 통해 생산된 재료로 신발을 생산하는 것은 생산 시의 환경오염은 줄일 수 있지만, 폐기 시의 환경오염에는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어려움이 남았다.

ⓒGENN
ⓒGENN

◇ '흙'으로 돌아가는 신발

최근 일본의 한 의류 브랜드에서 조금은 획기적인 시도가 이루어졌다. 발포 천연고무로 신발의 밑창을 만들었다. 기존의 천연고무로 만든 제품과는 다르다. 천연고무 자체가 합성 고무에 비해서 무겁고 모양을 만들기 어려운 반면에 마모는 빠르므로 교체 주기가 짧았다. 그렇기 때문에 천연고무로 만든 제품이 합성 고무나 EVA 재질의 제품을 대체할 수 없었다.

이에 젠(GENN) 브랜드는 인공 약품을 쓰지 않고 천연고무로 발포 고무 밑창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밑창은 다른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100% 천연 소재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분해성이 높아 매립 후에 흙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 개발을 통해 천연고무를 사용하였음에도 무게, 내열성, 접착성, 내마모성을 개선하여 기존 천연고무 제품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였다고 자신했다.

물론 이러한 신기술이 환경 오염에 완벽한 대안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천연 소재로 이루어져 있어서 생분해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흙으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지에 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당 브랜드에서 내놓은 제품은 밑창 부분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노력이 지속가능한 신발을 만들어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